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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솟구치면 바로 ‘삑’…이젠 우주서도 실시간 잡는다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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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17 06:00:00 수정 : 2023-11-17 15: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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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사실 하나. 10여년 전만 해도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에 미군이 조금이라도 관여하는 모습만 보여도 ‘미국 MD 편입’ 의혹이 나왔다는 것이다. SM-3 요격미사일 도입에 대해 벌어졌던 논란들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다르다. 한미가 지난 13일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 조기경보위성 정보공유체계(SEWS)를 통한 탐지능력 강화에 합의했지만 “한국이 미 MD 편입에 가까워졌다”는 주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강해지면서 “북핵 막을 수단은 많을수록 좋다”는 ‘다다익선’ 사고방식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사일 방어수단을 모으는 것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신뢰에 기반한 신경망을 구축,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필수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적 차원의 액션에 그칠 뿐이다.

 

북한의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 지상에서 발사되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타격에 탐지까지 美 참여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때, 액체연료로 시작해서 고체연료로 전환한다. 관리와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발사 준비 시간을 줄여서 기습 타격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북한도 KN-23과 북극성-2형, 화성-18형 등의 고체추진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 다만 단거리와 장거리 미사일의 공백을 메울 중거리 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쓰는 화성-12형만 있다. 

 

중거리 미사일에 고체연료를 쓰면, 초대형방사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르는 북한 미사일 전력은 고체연료로 재편된다. 지난 15일 북한이 공개한 엔진시험은 그 신호탄이다.

 

북한군이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을 갖추면 한미 연합군은 미사일 발사 징후 탐지가 어려워진다.

 

한국군의 신형 백두 정찰기는 탄도미사일 포대가 주고받는 전자신호 및 미사일 화염 등을 탐지, 발사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지상에 설치된 그린파인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는 미사일 궤적을 탐지한다. 

 

이를 통해 수집한 정보는 KAMD 작전센터에 전달되고, 센터에선 교전 우선순위를 정해 방공부대에 정보를 제공하고 표적을 할당한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 사거리가 늘어나고 최고고도는 낮아지면서 한국군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짧아졌다. 이는 요격 및 대피 기회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북한이 15일 공개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고체연료 엔진의 분출시험 모습. 노동신문·뉴스1

한국이 선택한 대안은 미국 SEWS였다. 미 우주군이 운용하는 조기경보위성을 통해 우주에서 조기에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겠다는 것이다. 

 

미 우주군의 조기경보위성은 우주 기반 적외선 탐지시스템(SBIRS)이다. 적도 인근 3만6000㎞ 상공에서 지구 자전 속도에 맞춰 움직이며 정지궤도에서 특정 지역을 감시한다. 탄도미사일 발사 때 나오는 화염을 적외선 센서로 포착, 추적해 미군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가동한다.

 

SBIRS은 2020년 1월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이 있던 알 아사드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을 쐈을 때 입증됐다. 2시간 동안 미사일 12발 중 10발이 기지에 낙하했으나 인명 피해는 거의 없었다. SBIRS가 미사일 발사를 빠르게 탐지해 경보를 내린 결과였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ICBM보다 화염이 작다. 그만큼 탐지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란의 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확인한 것은 탐지능력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북한 미사일 대응에서 SBIRS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군은 SEWS 활용 초기엔 미국 운용요원의 지원을 받고, 최종적으로는 조기경보위성에서 보내는 정보가 우리 측에 들어와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에서 작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가동 시기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어떤 식으로 할지는 진전이 있다”면서도 “기술적인 실무협의를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미 우주군이 운용중인 조기경보위성 SBIRS의 상상도. 미 우주군 제공

◆‘전력승수’ 美 전략 편승하나

 

한국이 SEWS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조기경보위성이 수집한 기밀정보가 끊기거나 지연되지 않은 채 미 우주군 등을 거쳐서 한국군 KAMD 작전센터까지 매우 빠르게 공유되어야 한다.

 

시속 수천㎞로 떨어지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과정은 초 단위 이하로 이뤄진다. 아주 잠깐이라도 지체되면 요격미사일 포대가 대응할 기회가 사라진다. 신뢰성 높은 연결망과 ‘두뇌’ 역할을 할 수행본부가 필수인 이유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강조하는 전력승수다.

 

미 합참에 따르면, 전력승수는 ‘임무 달성률을 높이고자 전투부대에 투입하는 추가역량’이다. 최근에는 조기경보기나 센서 등의 기술 조합도 포함되며, 각 자산을 연결하는 신경망 구축이 핵심 전제다. 최근에는 동맹과의 연합작전, 국제정치 등의 분야에도 쓰인다.

 

이를 구현하는 수단은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와 임무파트너환경(MPE)이다. 이 두 가지는 주한미군에서도 우선적으로 구현하려는 최신 체계다. 

 

한국의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에서도 언급됐던 JADC2는 미군 각 사령부가 별도로 운용하는 정보수집 센서와 전술통제망을 단일화하는 지휘통제 연결망이다.

 

MPE는 미군과 동맹군이 따로 운용한 정보명령체계를 벗어나 상호운용성을 갖춘 통합 연결망 중심의 전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2일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 작전조정실을 방문해 장병들을 만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두 가지 시스템은 KAMD와 SEWS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 길이가 짧고 면적이 좁은 한반도에서 초 단위 이하로 빠르게 이뤄지는 미사일 요격작전을 하려면 신속하고 신뢰성 높은 정보체계가 필수다.

 

이는 KAMD 능력을 높이지만, 미국 전력승수 개념에 한국이 편승하는 결과로도 이어진다.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있다. 미군 자산이 아무리 우수해도 한반도 전구작전을 주도할 한국군 C4I 체계와 운용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군 시스템 안에서만 SBIRS를 활용하면 성능이 최대치로 구현되지만, 한국군 체계와 연동해도 그같은 효과가 나올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05년 한반도 대화력전 임무가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이관된 직후 수년간 군 내부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보자. 

 

당시 미군은 U-2 정찰기와 프레데터 무인정찰기 등 첨단 자산과 C4I로 높은 수준의 자동화를 달성한 대화력전 체계를 운용했다. 북한군 장사정포를 실시간 제압하는 것이 가능했다.

 

한국 공군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군이 담당했을 때는 이같은 첨단 장비가 대화력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고, 이를 통한 대화력전의 효율성도 컸다.

 

하지만 ‘한국군 주도, 미군 지원’으로 바뀐 이후에는 대포병레이더와 수색대가 주요 수단으로 거론됐다. 

 

미군 첨단 탐지자산이 확보한 정보를 제대로 수신, 횔용할 체계가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대화력전 수행 속도는 미군 시절보다 느려졌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미사일 요격작전은 대화력전보다 더욱 예민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사일 발사 사실을 빨리 확인하고 발사지점과 속도, 궤적을 추적하며, 요격작전 시 타이밍과 속도, 각도 계산도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수 초 안에 이뤄져야 하는데, 탄종 정보를 사람이 입력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SEWS를 활용해도 KAMD 작전센터와 각 요격체계가 JADC2 수준의 혁신적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대화력전 임무 전환 당시처럼 미군 자산 활용도가 낮아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 공군의 천궁 지대공미사일이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북한군 미사일 정보를 융합, 미사일 도발 시 탄종 등을 빠르게 식별하는 시스템을 2020년대 중반에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시스템을 완성해도 안정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개발 구상 당시 SEWS와의 상호운용성이 고려되지 않았으면, 개발 과정에서 잠재적 리스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해소하려면 시스템 구축 이후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연합훈련이나 한국군 단독 훈련, 전투실험 등을 통해 실시간 연동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같은 방식으로 시스템 안정화를 달성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국 MD를 불쾌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중국의 반발도 변수다.

 

KAMD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북한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정찰자산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를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확보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미군 탐지자산과 실시간 연동이 불가피한 이유다.

 

미군의 전략과 자산 운용에 편승해 미사일 방어 기술과 개념을 습득하고, 예산을 절감하며 정보를 얻는 이익이 크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군이 미군 자산을 통해 얻는 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군사적 효율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SCM 합의가 실효성을 지니도록 한국군 미사일방어체계와 네트워크를 빨리 혁신해야 하는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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