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와 국토방위의 소중함 느껴"
6·25전쟁 당시 군인 6300여 명 파병해
“6·25전쟁 당시 ‘작은 호랑이’(리틀 타이거: Little Tiger)라 불리던 태국군의 용맹함과 희생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쏭윗 논팍디 태국 국방총사령관(육군 대장)에게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이 건넨 인사말 일부다. 유엔군 일원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태국군 장병들은 용맹함과 민첩함으로 미국 등 다른 참전국 용사들로부터 ‘작은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6일 전쟁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논팍디 총사령관은 지난 13일 전쟁기념관을 찾았다. 백 회장은 ‘작은 호랑이’란 별명을 거론하며 태국군의 용맹함과 민첩함에 찬사를 보냈다. 이어 “과거의 기억이 모여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이에 논팍디 총사령관은 “모든 참전국 군인의 희생을 기억하는 전쟁기념관에 방문해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국가안보와 국토방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는 말로 한결같은 군인정신을 강조했다.
논팍디 총사령관은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 있는 태국 참전기념비에 헌화하는 것으로 6·25전쟁 당시 전사한 태국 장병들을 추모했다. 그는 또 전쟁기념관 3층 유엔실에 들러 6·25전쟁 당시 태국군의 활약상이 담긴 전시물을 살펴봤다.
태국은 튀르키예, 필리핀, 인도(의료지원)와 더불어 아시아의 6·25전쟁 참전국 중 하나다. 1950년 6월25일 북한의 기습남침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병력과 물자를 보내 한국을 도와야 한다”고 회원국들에게 요청한 뒤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먼저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년이 넘는 전쟁 기간 태국은 연인원 6326명의 장병을 파병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와 더불어 육·해·공군 부대를 모두 보낸 4개국 중 하나이기도 하다. 태국군 참전용사 가운데 129명이 전사했다. 부상자도 1139명에 달했다.
태국군은 1952년 가을 경기 연천 인근 폭찹고지(Pork Chop Hill) 전투에서의 맹활약이 특히 유명하다. 훨씬 많은 숫자의 중공군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운 끝에 고지를 사수했다.
오늘날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비에는 폭찹고지 전투에서 산화한 이들을 비롯한 태국군 장병 129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태국군이 한반도에서 철군하기 전 마지막으로 주둔했던 경기 포천 영북면에 태국군 6·25전쟁 참전기념비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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