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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급 내진 설계·친환경·최첨단… 아시아 최대 네이버 각 세종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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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08 10:00:00 수정 : 2023-11-07 20: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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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세종시 집현동 부용산 부근에 자리한 네이버의 두번째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이하 각 세종) 서버동 지하 IT창고에서는 4대의 로봇이 움직이고 있었다. 키 재는 기계처럼 생긴 키가 큰 로봇의 이름은 ‘세로’였다. 2대가 사용 전 서버를 보관해 놓은 도서관 책장에서 생긴 선반 사이로 부드럽게 이동하면서 로봇팔이 위아래로 움직여 서버를 꺼냈다. 이후 서버는 ‘가로’에게 전달된다. 주차장바닥청소차처럼 생긴 가로 로봇은 복도를 이동해 서버실 작업자에 서버를 배송하는 역할을 한다. 각 세종은 로봇이 이동할 수 있게 충분한 복도 너비와 큰 엘리베이터를 갖췄고, 계단과 턱도 없다.

 

세종시 집현동에 들어선 각 세종 전경. 네이버 제공

각 세종의 A1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실에 들어서면 소음으로 아주 가까운 곳에서도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아직 일부만 채워져 있다. 이곳의 GPU는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가 학습하는 데 사용된다.

 

서버가 가동되면 열이 발생하기에 서버실은 냉각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 세종 서버실에서는 양쪽에서 바깥 공기(외기)가 들어오는 시스템이다. 기존 나무2보다 업그레이드된 ‘나무(NAMU)3’ 시스템이 17∼27도 수준으로 온도를 맞춰 서버실에 공급해준다. 자연에너지로 온도는 낮춰 전력 효율을 2배 높였다. 서버동은 부채꼴 형태인 것이 눈에 띄는데, 해당 지역 바람 방향(북서풍)에 맞춰 지은 것이다. 

 

8일 네이버에 따르면 각 세종은 2013년 각 춘천에 이은 네이버의 자체 데이터센터로 이달 개관했다. 

 

각 세종 서버실. 최대 60만대 서버를 수용할 수 있다. 네이버 제공

각 춘천 운영 10년의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됐다. 각 세종은 ‘하이퍼스케일(초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자랑한다. 전체 부지 면적은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000㎡이다. 현재 1차 개관했지만, 6차까지 증설 시 서버수용량은 최대 60만대에 이른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 100만배 규모다. 각 춘천은 12만대다. 2020년 부지조성부터 지난달 공사 완료까지 투입된 인원만 76만6876명이다.

 

변전소에서 공급받는 전기 용량(수전 용량)은 현재는 135㎿이며, 6차까지 확장하면 각 춘천의 6.75배인 최대 270㎿로 늘어난다. 서버실 랙당 공급 전력량은 각 춘천은 6.6㎾, 일부 고전력 서버실 만 11㎾였는데, 각 세종은 일반실이 11㎾, 고전력실은 최대 20㎾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규모 면에서 단일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센터로서는 아시아에서는 최대급”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한국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B2B(기업 간 거래), B2G(기업 대 정부) 서비스 제공하는 데 무리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모가 큰 만큼 운영과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빅데이터·AI(인공지능)·로봇 등 네이버 기술 역량이 집중됐다. 

 

본관 운영동에 위치한 관제센터 전면 벽 전체에는 데이터센터 내 수만개의 센서를 통해 수집된 주요 설비의 온도나 에너지사용량, 폐쇄회로(CC)TV, 국내외 네이버 서비스 상황 등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로 채워져 있다. 초기라 12명 정도가 컨트롤센터에 있었지만 운영이 안정화되면 7∼9명 수준으로도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통합 데이터센터 센터장은 “자동제어율이 각 춘천은 30∼40%인데, 각 세종은 50∼60%로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운반 로봇 ‘세로’(왼쪽)과 ‘가로’. 네이버 제공

가로와 세로는 네이버랩스가 자체 제작한 로봇이다. 사람의 개입 없이 역할을 수행한다. 세로는 시속 0.5∼0.8m로 움직이며, 2㎜ 단위로 물건을 정확하게 선반에서 꺼내고 넣는다. 3m 높이까지 가능해 IT창고에는 5500개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가로는 최대 400㎏까지 적재가 가능하며, 최대 주행 속도는 초속 2m다. 필요 시 수동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가로·세로 로봇을 이용하면 서버 설치 투자 시간을 20~30% 줄일 수 있다는 게 네이버 설명이다. 

 

각 세종에서는 건물 간 이동을 위한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ALT-B)’도 운행 중이다. 운영동 스테이션에 서 있으니 알트비가 천천히 다가왔다. 알트비는 시속 10㎞로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독자적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알트라이브’를 탑재했다. 운전석 없이 6인승이며, 각 세종에는 총 6개의 스테이션이 들어설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안전성은 한층 강화했다. 진도 9.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했는데, 이는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기준이다. 건물 구조체뿐 아니라 서버랙 단위까지 지진에 견디도록 했다. 

 

주변이 녹지여서 산불 위험이 있는 만큼 건물 외부에는 각 세종에 불길이 닿기 전 진압할 수 있는 방수총을 설치했다. 외부 조경에는 스프링클러가 있고, 서버실 내부 소화시설도 갖췄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전력공급 선로를 이원화하고,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보호하고 있다. 변전소에서 전원공급이 중단될 경우 비상발전이 가동돼 최대 72시간 버틸 수 있다. 

 

각 세종 관제센터 전면 디스플레이에 데이터센터 현황을 보여지고 있다. 네이버 제공

각 세종은 빗물과 태양열, 지열, 서버를 식힌 뒤 발생하는 폐열 등을 활용하는 친환경 건물이다. 이를 통한 연간 1만3363㎿h의 전력, 6139t의 탄소배출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친환경 글로벌 건축 인증인 LEED v4 플래티넘 획득에 도전한다. 각 춘천은 이보다 낮은 LEED v3 플래티넘 등급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초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시대적 요구, AI 시대 필수 조건”이라며 “각 세종은 네이버뿐 아니라 디지털 산업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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