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이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와 검거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 등을 활용해 3개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총책, 자금관리책 등 51명을 검거했다고 31일 밝혔다. 음성분석 모델은 통합데이터분석센터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올해 2월 개발해 국과수 감정과 경찰수사에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검거된 3개 조직은 국내 아파트 등에 콜센터 사무실을 갖추고 개인정보, 대포폰 등을 활용해 ‘성 관련 동영상을 유포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피해자들을 협박해 6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해외 발신 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 현장 단속과정에서 지난 5월 최초로 5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를 시작으로 검거된 피의자들의 범죄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조사와 함께 관련자들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도 본격 진행했다. 경찰은 피의자 조사과정에서 지난 7월 행안부로부터 배포 받은 분석모델을 활용했다. 검거된 피의자의 음성과 피해자들로부터 확보한 범죄자 음성이 동일한지를 1차 판독했다. 판독 결과, 동일인 여부를 확인한 수사관이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했다. 피의자의 추가 여죄를 확인하고 연루자를 파악하기 위해 국과수에 심층 분석도 의뢰했다.
국과수는 음성분석모델을 활용해 검거된 피의자 음성과 보유하고 있던 1만3000여개의 보이스피싱 범죄자 음성을 비교·분석했다. 국과수와 경기남부청이 12차례에 걸친 상호분석을 진행한 결과, 미제사건으로 분류돼 있던 ‘해외 ○○ 콜센터 조직 사건’ 등 17개 사건과 연관성을 확인하고 관련 범죄자들도 함께 찾아낼 수 있었다. 현재 혐의가 특정된 피의자들에 대한 추가 검거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검거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음성범죄 수사 과정에서 범인을 빠르게 검거하는 데 음성분석 모델이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교육과 모델 고도화를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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