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사라진 '리커창 사망'

바이두(왼쪽)와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에서 사라진 '리커창 사망' 해시태그

29일 중국의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사망 사흘째를 맞은 리커창 전 총리 관련 해시태그가 돌연 자취를 감췄다.

이날 오전 중국의 대표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 50위에 리 전 총리 관련 해시태그가 모두 사라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중국 당국이 발표한 리 전 총리 부고는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에서 꾸준히 1∼2위에 올랐었다.

대신 ‘시진핑은 왜 현대화 대규모 농업을 관철하는가’라는 해시태그가 맨 위에 노출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한 뉴스가 1위를 차지했다.

또 9살짜리가 길 잃은 네 살배기를 경찰에 데려가 부모를 찾아주게 했다는 등의 시시콜콜한 뉴스들이 검색어 50위 이내에 올랐다.

이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상위 50위에서도 리 전 총리 관련 해시태그를 찾아볼 수 없었다.

웨이보에서는 전날 ‘리커창 동지 영정’과 ‘리커창 동지 부고’가 각각 검색어 순위 1위와 2위를 기록했고, ‘리커창 동지가 세상을 떠났다’라는 해시태그(#)는 22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리 전 총리를 애도하는 분위기 확산을 원치 않는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허페이의 리 전 총리 생가에 헌화하려는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허페이의 조화가 동이 나 외지에서 배송할 정도로 추모 열기가 높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런 내용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엑스(X·옛 트위터)에는 중국의 여러 대학이 리 전 총리를 추모하는 학생들의 집회를 금지한다는 글들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리 전 총리가 심장마비로 지난 27일 0시 10분께 상하이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 전 총리는 수영을 하던 중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이 내려졌으며, 시신이 베이징으로 운구됐다고 보도했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