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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인요한 혁신위’, “다 바꿔야 한다”는 다짐 후퇴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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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23 23:35:54 수정 : 2023-10-23 23: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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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출신의 ‘1호 특별귀화자’
“전권 부여” 약속 지켜야 성과
친윤계와 맞서는 결기 보여야

국민의힘의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불리는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임명됐다. 인 위원장은 4대째 한국에서 선교·의료·교육 활동을 펼친 가문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로 선정된 인물이다. 호남 출신임에도 그는 보수정당과 인연이 깊다.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 선대위원회에 합류했고,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 부위원장을 지냈다. 김기현 지도부의 영입대상으로도 지목돼 내년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 출마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인 위원장 발탁은 화젯거리가 되기에는 충분하지만, 여론을 흔들 만큼 강한 상징성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그는 정치권 밖에서 “정책의 방향은 맞지만, 방법론이나 전달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윤석열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자주 해 왔다. 그러나 그가 얼마나 정치력과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정당 경험과 당내 기반이 전무한 의대 교수 출신이 내놓는 혁신안이 현역의원들에게 얼마나 영향력을 갖게 될지도 의문이다.

김 대표는 “혁신위는 전권을 가지고 자율적·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어떤 갈등과 소란이 빚어져도 이 언명은 꼭 지켜져야 한다. 또 김 대표의 전권 부여 의지보다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한마디도 못하는 여당의 체질을 뜯어고치는 것이다. 보선 참패 후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쇄신에 머리를 맞대기보다는 정치적 텃밭인 영남에 안주하며 총선 공천권 향배를 살피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 위기를 돌파하려면 적당히 혁신하는 시늉을 할 게 아니라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대개조가 필요하다.

인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와이프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두선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는 장차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총선 불출마 등 껄끄러운 혁신 과제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 인 위원장은 친윤 그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이런 쇄신 작업을 밀어붙이는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 혁신위원 구성이 특히 중요하다.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물, 중도층과 서민, 2030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인물 중심으로 선정해야 한다. 선정과정에서도 잡음이 없어야 동력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비상대책위 출범 요구가 분출하는 것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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