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가동 목표, 5개월 단축”
삼바 집약 노하우 ‘쿠키컷’ 공법 적용

“기둥 등을 외부 공장에서 만들어 가져온 뒤 크레인이 ‘레고’ 조립하듯 끼우는 방식이라 철근이나 거푸집은 필요가 없어요.”
지난 17일 찾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5공장 공사 현장. 연면적 9만6000㎡, 총 3층 규모가 지어질 거대한 공간이었지만 다른 건설 현장과 달리 비산먼지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건설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법들을 적용하고, 현장시공 공정을 최소화한 프리캐스트(사전 제작)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등 설계 단계부터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친환경까지 고려한 모습이었다. 배형우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태스크포스 그룹장은 “공정 과정을 최소화해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며 “흙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친환경 표면 경화제를 도포해 살수하는 방식의 신기술을 적용하고 PC공법을 적용해 비산먼지 ‘0’에 도달하도록 노력하는 등 친환경 요소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제2바이오캠퍼스 및 5공장 프로젝트 설명회’를 열고 공사 현장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다. 5공장은 제2 바이오 캠퍼스에 처음으로 지어지는 생산 시설로, 지난 4월 착공했다. 삼성바이오는 창립 후 지난 12년간 제1 바이오 캠퍼스에 차례로 1~4공장을 지어 사업을 운용해오다 수주가 늘면서 지난해 7월 인천 송도 11공구에 제2캠퍼스 부지를 확보했다. 이곳에서 2027년까지 6공장을 추가로 짓고 2032년까지 7, 8공장과 유틸리티센터를 완공할 방침이다. 5~8공장 각각의 생산 능력은 18만ℓ로, 제2캠퍼스가 완성되는 2032년 삼성바이오의 총생산 능력은 제1캠퍼스의 60만4000ℓ와 합쳐 132만4000ℓ로 늘어날 전망이다.

노균 심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EPCV 센터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5공장 건설 프로젝트의 전체 진행률은 이달 기준 약 32% 정도”라며 “당초 2025년 9월 완공이 목표였으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더욱 빨리 공급 능력을 확보하고자 5개월 단축한 2025년 4월 공장 가동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예상 공사 기간은 총 24개월로 같은 규모(18만ℓ)의 3공장 건설에 35개월이 걸린 것에 비해 약 1년을 단축시킨 셈이다.
이 같이 획기적인 기간 단축에는 삼성바이오의 노하우, ‘쿠키컷(Cookie-Cut)’ 공법이 한몫했다. 쿠키컷은 특정 디자인을 반복해 건축물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동일한 디자인과 구조, 기능을 갖는 여러 건물을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다는 게 삼성바이오 측 설명이다. 생산시설 설비 등을 표준화해 인력 배치 및 직무교육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유지보수를 효율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6~8공장도 5공장과 동일한 모양으로 지어져 대칭형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노 부사장은 “5~8공장이 거의 복제품처럼 비슷할 것”이라며 “각 공장에 대한 운영 시스템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어 생산 절차가 표준화되고 인력 순환 배치 측면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성장하는 항체의약품 시장 등 전체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생산 능력을 하루라도 빨리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8공장까지 완공되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늘어나더라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공장을 포함한 제2바이오캠퍼스에서는 항체의약품 중심의 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는 5공장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등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캠퍼스에는 향후 임직원 복지를 위한 ‘바이오플라자 3’도 들어설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월 제1캠퍼스에도 새로운 복지동 ‘바이오플라자 2’가 개관한 바 있다.
존 림 대표는 “올해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20% 이상일 것이라고 이달 초 발표했다”며 “회사는 계속 잘 성장하고 있다. 이는 다 직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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