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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 독립에 목숨 바친 폴란드 장군 소환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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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11 10:17:30 수정 : 2023-10-11 10: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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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외국 도움 없었다면 독립 불가능"
야당에 발목 잡힌 우크라 지원 필요성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 출신으로 미국 독립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카지미에시 푸와스키(1745∼1779) 장군을 추모했다.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원조가 야당인 공화당 반대로 난항을 겪자 ‘미국도 독립 과정에서 외국 도움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푸와스키의 날’(10월 11일)을 하루 앞두고 성명을 내놓았다. 푸와스키 장군이 독립전쟁 당시 미군 기병대를 이끌고 영국군과 싸우다가 1779년 10월 11일 적군이 쏜 포탄에 맞아 전사한 것을 기리고자 1929년 미 의회가 제정한 날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바르샤바에서 태어나고 자란 푸와스키 장군은 오랫동안 러시아의 폴란드 지배에 맞서 싸웠다”며 “1777년 우리나라(미국)의 독립 열망을 알게 된 뒤 그는 독립전쟁에서 미군들과 함께 복무하기 위해 나섰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에선 빠졌지만 당시 미국의 동맹국인 프랑스 주재 미국 공사로 근무하던 벤자민 프랭클린이 파리에서 푸와스키 장군과 만나 “미국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기병대를 이끌었던 푸와스키 장군은 생겨난 지 얼마 안 된 미군 기병대의 기틀을 닦았다. 미국 독립군 총사령관 조지 워싱턴 장군으로부터 준장 계급을 받은 그는 여러 전투에 기병대를 이끌고 출전해 큰 공을 세웠다. 오늘날 그는 폴란드·미국 양국에서 모두 영웅으로 통한다. 특히 미국에 정착한 폴란드계 공동체는 그를 정신적 구심점으로 여겨 추앙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1779년 푸와스키 장군이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을 때 그는 미국과 미국인의 자유, 평등,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이 살아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푸와스키 장군의 영웅적 행위는 폴란드 국민이 전 세계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한 수많은 공헌 중 하나일 뿐”이라며 “러시아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 국민들은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탱크, 대포, 항공기 등을 제공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푸와스키 장군의 스토리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한 투쟁에 영원히 엮여 있다”며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감의 원천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카지미에시 푸와스키(1745∼1779) 장군. 폴란드 출신인 그는 미국 독립전쟁 당시 미군을 도와 싸우던 도중 전사했다. 위키피디아

미국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군사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런데 야당인 공화당이 다수당인 연방의회 하원은 최근 “우리 국내 문제가 더 시급하다”며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다급해진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필요성을 역설하는 대국민 연설을 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푸와스키 장군을 극찬한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가 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하는지 논리를 정립하는 데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18세기 말 영국 식민지배에서 독립하는 과정에서 푸와스키 장군 같은 외국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영국과 사이가 나쁜 프랑스와 동맹을 맺고 싸운 것이 막강한 영국군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도 외국와 외국인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독립이 어려웠을 것’이란 점을 강조함으로써 미국 등 국제사회가 왜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하는지 설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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