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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출신’ 역사학자 정재환 “한국 눈부신 성취, 창의적 한글 덕분”

입력 : 2023-10-09 21:22:01 수정 : 2023-10-09 21: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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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우리말 바꿔 쓰기 매진
한글날 5대 국경일 재지정 앞장
“우리만의 언어·문자 있었기에
세계 무대 영향력 크게 높아져”

“한국어와 한글은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영향력을 크게 높였습니다. 한국이 여러 분야에서 거둔 눈부신 성취에는 창의적인 우리만의 언어·문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후반 개그맨으로 데뷔해 브라운관을 뜨겁게 달궜던 정재환(62·사진)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글날인 9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글에 대한 애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 연구원은 개그맨과 방송사회자로 활동해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는 ‘방송인 정재환’이 더 익숙하다. 정 연구원은 “운명적으로 한글 사랑에 빠졌다”고 회고했다.

정 연구원은 백범 김구의 자서전으로 대화를 풀어 나갔다. 그는 “김구 선생은 독립운동가이며 역사학자로 1929년 상하이와 1934년 충칭에서 집필한 백범일지에서 ‘문화강국의 꿈’을 적었다”면서 “아름다운 문화, 그중에서도 스물네자 한글을 통해 겨레나 세상 모두가 하나가 되길 간절히 바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말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국어운동의 5가지 목적도 언급했다. 깨끗하게·쉽게·바르게 쓰기, 풍부하게·너르게 하기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너르게 한다’에 주목한 정 연구원은 “넓고 크다는 사전적 의미의 너르다는 한국어·한글의 세계화의 연관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K팝과 K콘텐츠 등 이른바 ‘K컬처’는 한국의 가장 대표적 소프트파워로 평가받는다”며 “지금은 문화 수준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정도로 연장선에서 언어의 확장에서 더 나아가 유무형의 파급 효과까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당장 국제적 통용어는 영어이지만 K컬처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한국어 학습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가감없이 친근함을 드러내는 게 대표적 현상이다.

한글문화연대 창립 멤버이자 공동대표로 활동 중인 정 연구원은 앞서 한글날의 지위 격상에도 앞장섰다. 명목상 기념일이었지만 과거 평일이란 이유로 관심받지 못한 데 아쉬움이 컸다. 국민청원 등 각계 목소리를 모았고 결국 2013년 5대 국경일 중 하나로 재지정이 이뤄지는 쾌거를 거뒀다. 국민들이 하루를 편히 쉬면서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념하자는 취지라고 정리했다.

그는 2000년 마흔살의 나이로 성균관대 사학과에 늦깎이 입학해 쉼없이 달려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부터 모교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그는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쓰는 운동에도 힘쓰고 있다. 예컨대 워딩·니즈 같은 일상에서 익숙한 단어를 표현이나 수요로 말할 것을 권유한다. 한글 전도사로 집필에도 열중한 정 연구원은 ‘대한민국은 받아쓰기 중(2005년)’, ‘나라말이 사라진 날(2020년)’ 등을 펴내며 독자와도 꾸준히 만났다. 그리고 지난 9월 그의 열정이 오롯이 담긴 결과물 ‘우리말 비타민(2023년)’이 세상에 나왔다. 우리말의 정확한 쓰임새를 짚어낸 작품으로 “말을 잘하는 것은 유창한 게 아니다. 정확한 표현과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렸다.


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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