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비명계 색출‘…“공천학살 보여주자”
당 내외 “분열 조장…총선 패배 지름길” 우려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민주당 의원 168명을 ‘수박 당도’별로 구분한 이른바 ‘수박감별기’가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다. 이들은 본격적인 ‘비명계’ 색출에 나서며 ‘공천학살’을 경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수박은 겉과 속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는 이유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변절자’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특히 강성지지층 사이에서는 비이재명(비명)계를 지칭할 때 사용한다.

6일 온라인 상에 구글시트로 작성된 링크가 퍼지고 있는 ‘민주당 수박감별기’는 민주당 의원을 △검사탄핵 발의 참여여부 △불체포특권 포기 △대의원 1인1표제 반대 △민주당의길 소속 △민주주의4.0 소속 △원내대표단 소속 등 6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 한 항목당 1점을 매긴 뒤 총점을 0∼5까지 수박 당도로 표기했다. 해당 의원의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투표’ 여부도 추정 등을 기반으로 정리했다.
최고점인 수박당도 5를 기록한 의원은 강병원·김종민·윤영찬·최종윤·홍영표 의원 등이었다. 당도 ‘4’ 의원은 김영배·박용진·양기대·오기형·이용우·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7명이었으며, 당도 ‘3’ 의원은 박광온·서동용·고영인·오영환·김철민·이병훈·이상민·서삼석·송갑석·장철민·전해철·송기헌·최인호·신동근·홍기원·홍정민 의원 등 16명으로 집계됐다.
고민정 최고위원,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등 19명은 당도 ‘2’, 당도 ‘1’로 분류된 의원은 54명이었다.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 등 66명은 당도 ‘0’으로 분류됐다.
이번에 유포된 명단은 제목 그대로 ‘수박 감별’을 통해 비명계를 못 박아두고자 작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달 민주당 내 변절자를 색출하자며 만들어진 ‘수박아웃’ 사이트도 의원들을 수박 갯수로 평가하고 있다.
한 민주당 강성지지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박아웃’ 링크를 공유하며 “공천학살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당과 여론을 분열시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한 박용진 의원은 “새누리당을 패배의 길로, 박근혜 정권을 폭망의 길로 이끌었던 시초가 진박 감별사다”라며 “그런 사태가 우리 민주당 안에서 벌어져서는 절대 안 된다. 분열할 것이고, 분열하면 총선 패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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