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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이에어 31일 AOC(운항증명) 정지… 울산공항 ‘비상’

입력 : 2023-10-05 17:42:47 수정 : 2023-10-05 17: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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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부터 운항 중단·기업회생 신청
‘이용률 감소’ 울산공항도 5년 연속 적자
市 “국토부·대형 항공사에 증편 요청 중”

울산공항이 기반 소형항공사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탑승객 부족 등에 따른 어려움으로, 해당 소형항공사의 지점 폐쇄 날짜가 정해지면서다.

울산공항에 둥지를 튼 해당 항공사는 ‘하이에어’다. 하이에어 모 간부는 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항공여객 운항증명(AOC) 정지 날짜가 이달 31일로 정해졌고, 해당 날짜 이전에 항공기 운항을 하지 못하면 AOC가 정지돼 울산공항의 지점도 문을 닫게 된다”고 말했다. 항공안전법은 60일간 항공기 운항이 없으면 AOC를 정지하고, 항공사의 지점을 폐쇄하도록 하고 있다.

울산공항 전경. 울산시 제공

하이에어는 지난 달 1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상태다. 최근엔 이에 맞춰 법정관리인이 선임됐다. 항공기 필수인력인 운항관리사마저 없어 지난 달 1일부터는 항공기 운항도 중단했다. 항공안전법상 항공기를 출발시키거나 비행계획을 변경하려면 운항관리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직원들의 퇴사도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하이에어 관계자는 “유류비나 이·착륙비 등 운항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운항을 할 수 없다”며 “법정관리인이 선임된 만큼 인력을 어떻게 운용하고, 어떤 자산을 매각할 것인지 등 구조개혁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하이에어 직원은 “어찌하든 살려보려고 남은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운항 재개 일정이 나올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에어가 이대로 문을 닫으면, 울산공항은 기반 항공사 0개인 지방공항이 된다. 광역시 단위의 공항에 기반 항공사가 없는 곳은 울산이 유일해진다는 의미다.

이미 하이에어 운항 중단은 울산공항 이용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울산공항 이용객은 코로나19 영향을 받던 2020년 60만명에서 2021년에는 93만명, 지난해 89만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지난 8월까지 34만명에 불과하다. 올해 전체 이용객 숫자는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을 오가는 항공기 숫자도 2020년 상반기 4400여대에서 올해 같은 기간 3900여대로 줄었다. 올해 3월 에어부산도 울산공항을 오가는 노선 운영을 중단했다.

하이에어 운행 중단까지 더해져 울산공항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선교 의원(국민의힘)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17년∼2022년 6월 기준) 전국 공항 당기순이익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공항공사가 운영을 맡은 전국 14개 공항 중 10곳이 최근 5년간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무안공항이 838억원으로 손실액이 가장 많았다. 울산공항도 641억원으로, 광역시 기반 공항으로는 이례적으로 손실액이 컸다.

2017년 설립된 하이에어는 소형 화물을 수송하는 항공운수사업자로 출범했다. 초저가 항공을 내세운 하이에어는 기존 저가항공사(LCC)들과의 가격 경쟁으로 매년 100억원대 손실이 누적되면서 자본잠식 위기에 빠졌다. 하이에어는 지난해 매출 152억원에 1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울산공항에는 김포행과 제주행 2개 노선이 운항된다. 활주로 길이가 짧아 180명 정도 탑승하는 보잉 737 정도가 운항할 수 있는 최대 크기다. 울산시는 줄어드는 운항편수를 늘리기 위해 항공사에게 반기별로 재정지원금을 주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 등 4개사에 총 24억원을 줬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대형 항공사에 노선 증편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항공을 이용한 관광상품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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