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52)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세 자녀를 낳은 캐나다 출신 가수 그라임스(본명 클레어 바우처, 35)가 친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NBC 등 미국 매체들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라임스는 지난달 29일 샌프란시스코 법원에 ‘부모 관계 설정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청원은 자녀의 부모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친권을 확인하기 위한 소송에 해당한다고 변호사들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친권 확인 소송은 양육권 요구나 양육비 청구와 함께 제기되지만, 그라임스는 양육비나 양육권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역 매체는 덧붙였다.
두 사람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약 3년간 사귀었으며, 그 사이인 2020년 5월 그라임스가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란 이름의 아들을 낳았다. 또 헤어질 무렵이었던 2021년 말에는 대리모를 이용해 '엑사 다크 시데렐'(Exa Dark Sideræl)이란 이름의 딸을 얻었다.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머스크의 전기 내용에 따르면 두 사람은 헤어진 뒤에도 아이를 더 갖기를 원해 지난해 6월 비밀리에 다시 대리모를 통해 '테크노 메카니쿠스'(Techno Mechanicus)라는 이름의 아들을 낳았다.
매체에 따르면 머스크와 그라임스 모두 이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라임스가 머스크를 상대로 자녀들에 관한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그라임스가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머스크의 다른 자녀에 대한 글 내용과 연관해 그 이유를 해석했다.
아이작슨의 전기 내용에 따르면 머스크는 그라임스와 둘째 아이를 가질 무렵 자신이 설립한 회사 뉴럴 링크의 임원 시본 질리스(36)에게 정자를 기증해 쌍둥이를 얻었는데, 이를 뒤늦게 알게 된 그라임스가 크게 화를 냈다.
또 이듬해 ‘아버지의 날’(6월 셋째주 일요일)에는 질리스와 쌍둥이 자녀가 그라임스의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 등의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아이작슨은 전했다.
인터넷 매체 제제벨 등에 따르면 그라임스는 아이작슨이 머스크의 전기 출간을 앞두고 지난달 6일 ‘엑스’(X, 옛 트위터)에 게시한 머스크와 질리스, 이들의 쌍둥이 자녀 사진에 댓글로 "시본에게 나에 대한 차단을 해제하라고, 일론에게는 내가 내 아들을 볼 수 있게 하거나 내 변호사에게 응답해 달라고 말해달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라임스는 "이 상황이 내 가족을 완전히 찢어놓았는데도 이 순간까지 이 아이들의 사진을 한 번도 볼 수 없었다"고 토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게시글은 삭제됐다고 제제벨 등은 전했다.
이후 그라임스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 "월터에게 그런 식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과거에는 (질리스의) 쌍둥이에 대한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완전히 이해하고 그 상황을 완전히 용서한다"고 썼다.
한편 머스크는 그라임스와 낳은 첫 아들 엑스에게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9일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도 아들 엑스를 데리고 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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