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이원욱, ‘수박’ 문자 공개…“재명이네 마을은 혐오정치 산실”

“자식들이 본다면 뭘 배울까 참담
이재명 대표, 재명이네 마을 이장 그만둬야”
李 단식 중 강성 지지자 폭력 사태도 언급
“민주당 지도부 누구도 부상 경찰에 사과 안해”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2일 추석 연휴 중 받은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문자 일부를 소개하고 “혐오발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팬클럽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직을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강성 지지층과의 절연을 재차 촉구한 것이다. 이 의원은 비명(비이재명)계로 평가된다.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체포동의안 가결에 따른 당내 계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비명계가 다시금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내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추석 연휴 중 받은 문자메시지라며 ‘당대표 팔아먹은 수박(겉으론 더불어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의미의 은어)XX’, ‘수박XX 보내지마라’ 등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이런 표현을 혹시 있을 자식들이 본다면 무엇을 배울까 참담하다”며 “당원이니 그럴 수 있다는 주장도 혐오표현이 당연시되는 이유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이장으로 있는 재명이네 마을 카페는 혐오정치의 산실이 됐다”며 “이 대표가 이장을 그만둬야 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대선 이후 ‘졌잘싸’ 속에서 자랑스럽게 여겼던 개딸이란 단어가 국민적 혐오가 됐다”고도 했다. 이 대표 단식 중 국회에서 강성 지지자에 의해 발생한 폭력 사태도 언급하며 “당시 국회경비대 소속 경찰 2명이 검거 과정에서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봉합 수술을 받았다. 민주당이 야기한 일이다. 민주당 지도부 누구도 그 경찰 두 분께 사과했다는 말을 들은 적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서도 “여당의 반응은 예상한 바이다. (이재명) 대표 역시 대통령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민주당은 고민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이 아닌 실력으로 총선에서 승리하고자 한다면 국민에게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쟁을 위한 주장 남발이 아닌 민생 해결을 위한, 미래로 연결되는 대안과 협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승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