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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급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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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02 10:29:10 수정 : 2023-10-02 10: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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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내한 공연 기대
마이요 예술감독 “죽음은 모든 비극의 원동력”

세계 정상급 현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오는 7∼8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13∼15일 서울 예술의전당, 1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춤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 발레단의 내한 공연은 2019년 ‘신데렐라’ 이후 4년 만이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러시아 출신의 전설적인 발레 기획·제작자인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1909년 프랑스 파리에 세운 발레단 ‘발레뤼스’가 해산한 뒤 그 뜻을 계승하기 위해 1932년 결성됐다. 이후 분열과 해산 과정을 겪다 발레에 애정이 많았던 모나코의 공주 카롤린에 의해 1985년 왕립발레단으로 새 출발을 했다.

 

‘현대발레의 거장’ 중 한 명인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1993년부터 예술감독 겸 안무가를 맡아 이끌고 있다. 마이요의 작품은 전통에서 벗어난 자유로움과 신선함으로 가득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1996년 12월 몬테카를로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잘 알려진 이야기 자체 묘사보다 사랑과 죽음의 재현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국립발레단이 2000년대 들어 라이선스 공연으로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다.

 

마이요는 방한을 앞두고 최근 국내 언론과 한 서면 인터뷰에서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의 의미에 대해 “우리가 모두 경험한 강력한 감정을 최대한 진정성 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에서 안무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예술’이 되지 않도록 하려고 애쓴다. 관객이 시대를 초월해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감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래서 무대 디자인은 매우 단순하고, 소품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때로는 무용에 대한 전통적인 시각과 모순되는 형태의 사실주의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마이요가 4년 전 내한 당시 보여준 ‘신데렐라’ 공연 역시 디즈니의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보여줘 관심을 끌었다. 무대에는 신데렐라를 상징하는 황금마차도 유리구두도 없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장면. 라보라예술기획 제공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죽음을 비중 있게 다룬 이유에 대해 그는 “죽음은 모든 비극의 원동력”이라며 “죽음의 필연성 때문에 우리는 선택하게 되고 존재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답했다.

 

공연에서는 로미오의 뺨을 때리는 줄리엣, 입맞춤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로미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마이요는 이런 장면들은 누구나 겪었던 감정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파드되(2인무)에 대해 누군가 이런 말을 했어요. ‘안무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두 무용수가 미친 듯이 사랑에 빠졌고, 언젠가 나도 그랬었던 것을 기억한다’고요. 이것이 바로 제가 보여주고 싶은 춤이에요.”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예술감독. 연합뉴스

마이요는 무용수들에게 섬세한 연기를 요구하고, 이런 연기가 가능한 무용수만 작품에 발탁하는 엄격한 캐스팅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는 2016년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입단해 현재는 수석무용수로 활약하는 한국 발레리노 안재용이 출연한다.

 

마이요는 “춤은 파트너의 시선에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다. 관객이 아닌 파트너로부터 자신을 대면해야 한다”며 “움직임에 담긴 강렬한 감정에 대한 해석은 뛰어난 댄서가 갖춰야 할 역량이고, 공연의 성공을 판가름 짓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재용에 대해 “우리 발레단의 중요한 솔리스트다.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 무용수”라고 치켜세웠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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