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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가장 참혹… 기후 변화 두고 반으로 갈라진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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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01 21:00:00 수정 : 2023-10-01 15: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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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은 가장 혹독했다. 미국 하와이에서는 100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9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비아에서는 대홍수로 공식 사망자가 3300명, 실종자는 최소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북미와 남미,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각각 역대 최고 8월 평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가 9월25일 발표한 여론조사(9월7∼11일, 미국 성인 1146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87%)이 지난 5년 동안 극심한 폭염, 심한 겨울 폭풍, 대가뭄, 허리케인, 산불, 토네이도, 대홍수 등 기상이변을 한 번 이상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산불 덮쳐 잿더미가 된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 마을. AFP연합뉴스

특히 응답자의 4명 중 3명은 지난 몇 달 동안에 극심한 기상이변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지난 4월 조사에서 5년 동안 기상이변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55%였는데, 불과 몇 개월 사이 기상이변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74%로 급증했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는 지난달 18일 발표한 ‘2023년 여름 날씨는 역대 가장 극심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간 극심한 악천후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것과 비교해도 지난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 폭풍으로 점철된 예외적 날씨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여름은 북반구에서 관측 사상 가장 기온이 높았고, 극심한 더위가 다른 기상 현상과 결합하면서 폭풍우, 산불, 홍수, 가뭄으로 이어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지난 여름 미국, 중국,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등에서 역대 최고 기온이 기록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은 가장 더운 기간으로 기록됐고, 7월의 전 세계 평균기온은 지난 세기 평균보다 1.1도 이상 더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지난 여름 폭염의 위험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건강 위협

 

폭염은 우선 건강을 위협한다.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폭염과 동시에 습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심혈관계에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고, 특히 노약자와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특히 위험할 수 있다. 지난 여름 폭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난해에 유럽에서는 올해보다 덜한 폭염만으로 6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사진=AP뉴시스

○경제적 손실

 

폭염은 경제적 손실로도 이어진다. 

 

보고서는 폭염으로 미국 경제에 연간 1000억달러(약 135조5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2050년에는 그 비용이 5000억달러(677조5000억원)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폭염에 따른 생산성 감소만을 고려한 것으로, 농작물 수확량 감소, 관광 감소, 의료 및 에너지 비용 증가, 인프라 손상 등의 감소까지 더하면 경제적 손실은 그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다트머스대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13년까지 폭염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5조달러(6775조원)에 최대 29조3000억달러(3경970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 배출 및 대기질 악화

 

지난 여름 캐나다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로 캐나다의 탄소 배출량이 이전 기록의 두 배를 기록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마찬가지 폭염과 산불로 홍역을 치른 그리스도 역대 최대의 탄소 배출량을 기록했다.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도 100년 만에 미국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산불로 인한 연기 대기질을 악화시켰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연기가 미국 북동부 지역으로 확산해 미국인 1억명 이상이 대기 오염 경보 영향권에 들어갔다. 

 

○바다 고수온

 

지난 여름, 바다 역시 고온에 시달렸다. NOAA는 전 세계 해양의 40% 이상이 소위 해양 폭염을 겪고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 여름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도 이어진다. 바다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을 물론이고, 바다 생물들의 대량 폐사 위기도 계속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홍수 피해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최대 50조달러(6경7750조원)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에 달하는 비용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가 홍수 피해로 폐허가 된 모습. AP연합뉴스

○홍수와 가뭄

 

홍수와 가뭄도 이어진다. 리비아에서는 홍수로 3000명이 사망하고, 1만명이 실종됐다. 인도에서는 장마로 100명 이상이 숨졌다. NOAA에 따르면 미국 버몬트주에서도 10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반대로 칠레와 아프리카 동부의 경우 수십 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경험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기후 변화를 두고도 반으로 갈라진 美

 

이상기후로 인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은 반으로 갈라져 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의 74%는 지난 1년 동안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의 경우 29%만이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91%는 기후 변화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인간에 의해 발생한다고 답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 가운데 기후 변화가 인간에 의해 발생한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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