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적발한 해외직구 식품 유해성분 중 마약 유사성분·신경안정제 성분 등 ‘의약성분’의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직구 식품 및 의약품 관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단속에서 적발된 해외직구 식품 유해성분 중 의약성분은 전체 296건 중 60건으로 20.3%를 차지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전체 273건 중 52.4%인 143건에서 의약성분이 적발됐고, 올해는 지난 8월을 기준으로 전체 93건 중 66.6%인 62건에서 의약성분이 적발됐다.

문제는 유해성분 중 특히 의약성분의 경우 마약 유사성분이나 신경안정제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물질이 다수 포함된다는 점이다. 식약처 단속에서 적발된 다이어트·성 기능·근육 강화 효과 등 표방 제품에서는 마약의 주성분인 암페타민 성분에 속하는 페닐에틸아민, 신경안정제인 5-하이드록시트립토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식품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무리아 푸아마, 간부전 및 무정자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등의 의약성분이 검출됐다.
국적별로 보면 해외직구 식품 중 유해성분이 적발된 경우는 3년 연속 미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1년에는 전체 적발 건수 296건 중 85.1%(252건), 지난해에는 273건 중 89.4%(244건)가 미국에서 직구된 식품이었다. 올해는 지난달을 기준으로 전체 93건 중 84.9%인 79건이 미국에서 직구된 식품이었다.
관세청의 최근 3년간 해외직구 의약품 단속 적발 품목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관세청이 지난 2019년부터 통계 코드를 신설한 ‘의약품 악용 사범 단속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적발된 품목은 탈모치료제와 일본산의약품, 고양이복막염치료제, 여드름치료제 등 4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적발 품목은 발기부전치료제, 위장약, 마취크림, 중국산의약품, 갱년기영양제 등을 포함해 13종으로 대폭 늘어났다. 올해는 지난 8월을 기준으로 15가지 품목이 적발돼 품목이 점점 다양화하는 추세다.
관세청은 해외직구 의약품 악용사범 대부분이 중국·인도·일본 등 현지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구매해 의약품을 반입했고 일부는 해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해 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단속품은 압수 절차를 거쳐 사건기록과 함께 관할 검찰청에 송치했다고 관세청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백 의원은 “해외직구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식·의약품 관련 신고와 의약품 악용사범 적발이 계속 늘고 있다”며 “식약처는 관세청, 방송통신위원회와의 협업을 고도화해 해외직구 식‧의약품 온라인 불법유통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하고 국민 건강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실무자 간 협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며, 소비자는 안정성이 담보된 정식 수입식품을 구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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