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밴쿠버 인근의 여러 민족이 모는 도시에 백인만을 대상으로 부모 모임을 한다는 전단지가 나붙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CBC 뉴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 인근의 코퀴틀람시를 비롯해 인근 3개 도시, 이른바 ‘트라이 시티’ 일대에 ‘백인 엄마 모임’을 알리는 벽보가 붙었다.
인구 15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코퀴틀람은 공역 밴쿠버도시로 인근에서 가장 큰 규모로, 다인종 도시이면서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이기도 하다.
전단에는 “비슷하게 생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엄마들에게”, “우리 아이들이 소속감을 느끼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자랑스러운 유럽인 자녀의 부모들은 동참해달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제목에는 ‘백인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모임’이라고 적혀 있다. 당국은 시 공무원들을 동원해 즉각 수색에 나섰으며 동시에 철거작업을 진행했다.
전단은 중심가 대형 상가 주변을 포함해 도로 곳곳에 나붙었으나 일부는 미리 찢어지는 등 손상된 상태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3개 시 당국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 “이런 비열한 쓰레기는 우리 커뮤니티나, 다른 어떤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며 “우리는 증오 없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코퀴틀람 시는 게시물이 인종주의적이라고 규정하고 “인종을 들어 다른 집단을 명백하게 배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퀴틀람은 풍부한 다양성을 존중하며 배경, 문화, 경험을 포용함으로써 공동체로서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CBC뉴스는 표지판에 기재된 이메일 주소를 통해 그룹 주최측에 연락했지만 아직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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