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 우려' 시진핑 사퇴 유도 관측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 덩푸팡(鄧朴方·79)이 중국장애인연합회(CDPF) 명예주석 자리에서 물러났다.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틀 전 열린 연합회 제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덩푸팡이 물러나고 양샤오두(楊曉渡)가 새로 선임됐다.

덩푸팡은 1968년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의 협박에 시달리다가 베이징의 한 건물 3층에서 몸을 던진 후 하반신이 마비됐다. 1988년 CDPF를 창설해 오랜 기간 주석과 명예주석을 맡아왔다.
중국 내 장애인을 대표하는 이 연합회는 덩샤오핑이 배경에 있다는 점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위상이 높았다.
외교가에선 덩푸팡이 아직 명예주석직을 수행할 수 있음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반기를 들 가능성을 우려해 현직에서 물러나도록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덩푸팡은 2018년 9월 열린 CDPF 총회에서 시 주석을 겨냥한 쓴소리를 쏟아낸 바 있다. 그는 당시 “우리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진실을 추구해야 하며, 냉철한 마음을 지니고 우리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며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이때 우리는 평화와 발전의 방향을 고수해야 하며, 협력적이고 윈·윈(Win-win)을 추구하는 국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연설문 내용은 한 달이 훨씬 지나고 나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보도됐다. 당시 시 주석이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라 덩푸팡의 발언은 이를 견제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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