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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 연휴 외롭지 않게”… 복지 공백 미리 막는다

입력 : 2023-09-17 19:34:02 수정 : 2023-09-17 19: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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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16만명 규모 명단 통보
지자체 18일부터 사각지대 발굴

연휴 기간 복지사·이웃과 단절
고독사·극단선택 등 우려 커져
“접촉 지속 늘리고 관심 가져야”
일부 시민단체는 행사 계획도

지난 1월 설날 연휴 기간 서울 용산구에서 홀로 살던 70대 노인 A씨가 지병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설날을 맞아 아버지를 찾아간 아들에 의해 발견돼 뒤늦게 시신이 수습됐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지만, 용산구청의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대상으로 사망 두 달 전 혹한기 대비 이불과 김장김치를 지원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9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두고도 서울 송파구 임대 아파트에서 60대 남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B씨의 죽음은 화재 감지기 오작동으로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이미 부패한 시신을 발견하며 알려졌다.

서울의 한 쪽방촌에서 어르신이 식사를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추석 연휴는 개천절까지 6일간 이어진다. 긴 명절 연휴 전후로 고독사나 극단적 선택이 한참 뒤에야 발견되는 일이 빈번하다. 행정과 복지 공백 상태에서 홀로 명절을 보내는 고립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연휴 동안 복지사나 주변 이웃의 왕래가 끊기며 사망 이후 며칠 뒤에나 주검이 발견되는 탓이다. 현장 복지 전문가들은 17일 이 같은 비극을 막으려면 지역별 특성을 바탕으로 민간 참여를 활성화하는 고독사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8일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2023년 제5차 복지 사각지대 발굴 조사를 실시한다. 보건복지부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약 16만명 규모 명단을 지자체에 통보하면, 지자체가 자체 발굴 대상을 추가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추석 명절 전후 실업이나 채무로 어려울 수 있는 취약계층 등을 집중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힘쓰는 것은 최근 고독사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최초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는 2017년 2412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증가했다.

이런 정부의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해 연휴 기간에도 고립된 1인 가구와의 접촉 빈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은 “고립된 사람들은 최소 6∼8번 정도 찾아가서 설득해야 마음을 열어 주는데, 동과 복지관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우리동네돌봄단’이나 ‘명예사회복지사’처럼 지역 주민이나 퇴직 공무원 중 복지공무원 역할을 해 줄 인력을 모집해 적극적 방문과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송 위원은 “도시의 고독사는 고시원이나 임대주택, 최근 재개발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지만, 농·어·산촌 지역은 거리적으로 고립된 곳에서 노인의 고독사가 많다”며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지역 중심 접근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고숙자 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정책평가조정지원센터장은 “고독사 위험군을 발굴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고, 접촉이나 지원을 거부하는 대상자들을 질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시락 한 번 가져다주는 것만으로 고독사가 해결될 수 없는 만큼, 장기간 움직임이 없는 것을 포착하는 기술 등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민관 협력 체계를 통해 24시간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은둔형 외톨이들의 연대를 지원하는 ‘사람을세우는사람들’의 김재열 대표는 현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청년층 은둔형 외톨이 대상 ‘추석 파티’를 기획하고 있다. 경기 부천역 인근에 또래들끼리 모여 명절 음식도 만들고, 노래도 부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은둔을 선호하는 이들이 안전한 공간으로 나오기까지는 꾸준한 설득과 만남이 필요하다”며 “‘상담과 교육’의 관점보다는 ‘내가 당신의 친구입니다’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때 안전감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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