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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입원 권고도 거부한 이재명… 野 “당 지도부가 단식중단 설득”

입력 : 2023-09-17 19:26:44 수정 : 2023-09-17 19:32:06
박지원·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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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 이재명 행보 어디로

李 누워서 거동 못하고 저체온증
의료진 “단식 즉시 중단해야” 진단
민주, 119 불렀지만 李 입원 거부
김기현 “건강 회복 뒤 회담” 제안
홍준표 “李에 ‘밥투정’ 조롱 사과”

단식 18일째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즉시 단식을 중단하라는 의료진의 권고를 받았다. 이 대표 스스로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으나 의료진은 당장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단식을 계속하던 이 대표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자 응급실 입원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19 구급대를 불렀다. 민주당 신고를 받고 국회 본청에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은 이날 오후 3시20분쯤 당대표실에 들것을 들고 들어갔다. 그러나 10분 후 이 대표 없이 들것만 들고 다시 나왔다.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까지 투입해 단식 중단을 설득했지만 이 대표가 완강히 거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실에 누운 채… 단식 18일째인 이재명 대표가 의식을 잃는 쇼크가 언제든 올 수 있을 정도의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7일 강제 입원을 거론하고 나섰다. 사진은 이 대표가 지난 15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누워 단식 투쟁을 이어 가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전날까지는 지팡이를 짚고 거동을 할 수 있었던 이 대표는 이날부터는 침상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저체온증 등 뚜렷한 신체 기능 저하 현상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의료진이 이 대표를 진단했고 즉시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며 “그에 따라 긴급 119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식 18일차를 맞아 이 대표는 단식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긴급 입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표에게 전달했지만 이 대표는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 몇 분이 대표를 설득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의료진한테 이 대표 상태를 물어보니 아직 어떤 큰 쇼크나 이런 게 온 상태는 아닌데 벌써 한계를 넘어선 상태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단식 중단 요청을 계속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가) 아직도 조금 완고하다”고 설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의료진 의견을 듣고 저희도 강제 입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언제든지 쇼크가 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 만약 의식이 없으면 바로 입원시켜야 될 것 같다. 아직은 의식이 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17일 단식 중 건강이 악화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투입됐던 구급대원들이 이 대표의 거부로 빈 들것을 끌고 국회 본청에서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당의 원로들과 민주당 의원 20여명은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의 단식을 계속해서 비판해온 조응천 의원도 전날 이 대표 단식장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광온 원내대표와 일부 의원들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윤석열정부 전면 국정쇄신 등 이 대표가 단식 명분으로 내건 요구사항을 재차 촉구하기도 했다.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그간 이 대표 단식을 외면해온 국민의힘도 여러 차례 중단을 촉구했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이 대표를 향해 “건강이 악화해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이제 단식을 중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정 현안을 점검하고 민생을 챙겨야 하는 정기국회가 시작돼 본격 가동되고 있다”며 “이 대표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즉시 여야 대표 회담을 열고 민생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과 15일에도 연이어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유하는 발언을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 대표의 단식을 조롱했던 데 대해 사과했다. 홍 시장은 전날 SNS에 올린 글에서 “단식 초기 ‘철부지 어린애의 밥투정 같다’고 했던 말을 사과드린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목숨 건 단식을 조롱한 건 잘못”이라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어 이 대표를 향해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챙기길 바란다”며 ‘신외무물(身外無物·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르면 이번 주 초에 청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지원·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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