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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올리브영·대한통운까지…CJ와 전방위 ‘전쟁’ 중인 쿠팡, 점유율 넘어설까

입력 : 2023-09-17 08:19:17 수정 : 2023-09-17 10: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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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 시장점유율 67%·올리브영은 80% 관측…쿠팡, 고속성장에도 4.4%
쿠팡 제공

 

쿠팡이 식품·뷰티·물류 등 CJ그룹과 비슷한 사업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CJ제일제당과 올리브영 등 주요 경쟁 계열사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처음 출범하며 택배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CJ대한통운에 도전장을 내걸었고, 지난해엔 CJ제일제당과 ‘햇반 납품단가 갈등’에 이어 올리브영에 ‘납품업체 갑질’ 의혹으로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CJ 측과 정면 충돌한 상태다. 쿠팡이 매년 고속성장을 거듭해도 국내 시장점유율 5%의 벽을 넘기지 못한 반면, 여러 사업분야에서 CJ는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달리며 여전히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납품단가 갈등으로 지난해 11월 쿠팡에 햇반 등 납품을 전면 중단했고, 양사 대립은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후 네이버·신세계 등과 손을 잡고 쿠팡의 대체 납품채널을 늘려왔다. 갈등 초기 쿠팡은 CJ제일제당이 물가상승률 대비 지나치게 납품단가를 올려 소비자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고 나섰고, CJ 측은 “납품단가 인상은 원재료값 상승에 따라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반박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올해 CJ제일제당 반기보고서를 보면 회사의 주요 매출처인 ‘5대 식품군’ 설탕·밀가루·캔햄·햇반·냉동만두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63.2%)와 비슷한 63%를 기록했다. 햇반 시장점유율은 이 기간 66%에서 67%로 늘었고, 캔햄도 63%로 1% 증가했다. 설탕은 80%에 육박하는 78%를 유지했다. CJ제일제당의 올 2분기 식품사업 영업이익은 1427억원으로, 국내 전체 식품사 가운데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쿠팡에서 빠졌지만 온라인은 물론 주요 오프라인 채널 납품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쿠팡이 지난 7월 “납품업체의 입점을 막았다”며 공정위에 갑질로 신고한 올리브영은 올 2분기 처음으로 시장점유율이 80%이상 달성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2분기 말 점포수는 1320개로, 전년 동기 45개 증가하면서 시장점유율이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달성했다는 전망이다. 운영 점포 수 기준 시장점유율은 지난 2021년 57.2%에서 올 1분기 71.3%로 크게 올랐고, 올 2분기 더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채널 비중도 25.2%로 상승했다”고 했다. 올리브영의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9675억원, 102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1%, 76.9% 증가했다. 쿠팡은 2019년 후발주자로 뷰티업계에 진출해 사업을 확대해왔다. 최근엔 명품 화장품을 판매하는 ‘로켓럭셔리’ 출범에 이어 서울 성수동에 화장품을 체험하는 ‘고객 체험관’을 열며 올리브영과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CJ올리브영 제공

 

쿠팡 물류 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갈등을 벌이고 있는 CJ대한통운도 마찬가지다.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쿠팡이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처음 론칭했을 때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CJ대한통운이 주축이 된 물류협회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위법이라며 고발했지만 결국 무혐의 처분이 났다. 그로부터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망을 구축하며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을 활성화시켰고, 매출은 지난해 26조원을 넘었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처음 40%를 넘어선 뒤 한때 50%를 웃돌다 올 1분기 44.8%를 기록했다. 쿠팡은 최근 고속성장을 했지만 CJ대한통운의 택배 시장 점유율은 8년전부터 높아진 셈이다.

 

멤버십 대결도 진행 중이다. CJ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는 최근 포인트 적립 앱인 ‘CJ ONE’을 개편했다. CJ에 따르면 현재 회원 수는 2960만명으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열어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사용하는 회원 수(MAU·월간 활성 사용자수)는 730만명에 달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1100만명이고, 활성고객(제품을 분기에 한번이라도 산 고객)은 1971만명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월 4990원의 요금을 받는 유료 멤버십이고 CJ ONE은 무료라는 점에서 다르지만, CJ브랜드와 각종 제휴 쇼핑처를 사용하는 고객의 저변만큼은 쿠팡보다 넓다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이에 유통업계 일각에선 “쿠팡과 CJ의 10년 갈등은 여전히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라는 견해를 내놓는다. 쿠팡이 매분기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20% 이상씩 고속성장해 왔지만, 지난해 602조 규모의 유통시장 점유율(유로모니터·여행 외식 제외) 비중은 4.4%로 신세계·이마트(5.1%)보다 낮고 롯데쇼핑(2.5%)의 추격을 받고 있다. 쿠팡은 물류업계 최초의 택배기사 직고용, 익일 로켓배송 시스템, 최저가 정책 강화 등으로 화제를 낳았고, 사업 방향은 번번이 대기업 그룹사들이 유지해온 시스템에 도전하는 모양새로 비춰졌다.

 

직매입 기반의 로켓배송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못해 쿠팡과 거래를 중단한 국내 생활필수용품 기업 1위 LG생활건강, 최근 쿠팡과 거래를 재개했지만 한때 납품을 중단한 비닐랩 1위기업 크린랩도 갈등의 본질은 그동안 고수한 유통방식에 대한 입장차이 때문이었다. 와우 멤버십 혜택의 일환인 쿠팡플레이 역시 글로벌 1위 넷플릭스의 아성에 도전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 도입 이후 6조2000억원을 물류망에 투자했으며, 시장 점유율이 낮은 만큼 여전히 사업을 물류와 쇼핑이라는 ‘양대산맥’에 집중하고 있다”며 “쿠팡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키워 대기업에 도전할수록 CJ와 같은 충돌 양상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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