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빈곤율 12.4%… 2배이상 급증
8월 소비자물가 2022년比 3.7% ↑
지난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미국에서 가계소득은 감소하고 빈곤율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미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실질 빈곤율은 2021년도 7.8%에서 4.6%포인트 오른 12.4%를 기록해 조사 이래 가장 가파른 증가폭을 보였다. 아동 빈곤율도 전년도 사상 최저치인 5.2%에서 12.4%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과 2021년에 연달아 감소했던 빈곤율이 다시 급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미국인의 월급도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중위소득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7만4580달러(약 9916만원)에 그쳤다.
미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확대됐던 복지정책이 지난해 대부분 종료되면서 서민층이 인플레이션의 여파에 그대로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2021년의 경우 정부의 대대적인 현금 지원으로 실질 빈곤율이 9.2%에서 7.8%로 감소했다.
서민 가계가 무너지면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리는 미국인도 늘어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30개월 동안 미국에서 집세가 가장 많이 오른 도시 20곳 중 10곳이 속한 플로리다주에서는 평균 월세가 은퇴자의 평균연금의 1.5배 수준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금 막 은퇴했거나 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연이은 경기 침체기에 성인이 되면서 경제적으로 뒤처져 있고, 다른 세대 대비 인구가 많아 근시일 내로 미국의 요양원, 노숙인 쉼터 등 사회보장 시스템에 큰 부하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노동부는 13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7% 올랐다고 발표했다. 최대 9%에 이르렀던 극도의 인플레이션 시기를 벗어났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대 물가상승률을 여전히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서민 가계에 타격을 입은 것은 중국도 마찬가지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중국 구인구직 플랫폼 즈롄자오핀 데이터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의 2분기 고용급여는 전년 대비 각각 9%,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빠르게 하락한 수치다.
특히 기업들이 출장비와 식대 등 수당을 삭감하면서 사무직 근로자에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실질 가계소득이 주춤하면 중국의 경제 회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지만 “중국 당국은 임금 인상을 위한 이렇다 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