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가슴 아프다”… 이재명 “국민 고통 비해 단식이 대수겠나”

단식 12일차에 권양숙 여사와 통화한 이 대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천막 찾아와 ‘눈물 펑펑’

권양숙 여사와 통화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제공

무기한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로부터 안부 전화를 받고 현재 심경을 전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귀령 민주당 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12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가 오늘 오후 6시15분쯤 권 여사와 통화를 했다”라고 밝혔다.

권 여사는 “단식이라는 극한 상황에 오로지 건강이 너무 걱정된다”라며 이 대표의 건강을 염려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아직은 괜찮다”고 답했다.

권 여사는 “어떻게 도움이 될지 몰라 망설이다 전화했다. 여러 사람이 걱정하고 있으니 건강 잘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세상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비해 (단식이) 대수겠느냐”라고 되물었다고 안 부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표는 권 여사의 건강도 걱정하며 “오래 전 노무현 대통령님 제사 때 마지막 잔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것을 잊지 않고 있다. 전화도 주시고 신경도 써주시니 큰 힘이 된다”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권 여사는 “가슴이 너무 아프다”라며 “오로지 건강부터 생각하시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 대표는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거니까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단식 12일차’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눈물 쏟는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이날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대표의 농성장을 찾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위원장은 오후 6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 천막을 방문해 이 대표에게 “건강이 걱정돼 왔다”라며 “단식 그만하시고 건강 회복하셔야 한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시민들도 대표님의 진심을 많이 알았다.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싸우려면 건강을 회복하셔야 한다. 같이 윤석열 정권에 맞서 긴 호흡으로 싸워 나가자”면서 이 대표 단식이 끝나면 회복식을 손수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