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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1시간30분…가난을 체험해 보세요” 美 부촌 행사에 비판 쇄도

입력 : 2023-09-08 09:59:51 수정 : 2023-09-08 09: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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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부촌에서 ‘빈곤 가상체험’ 행사를 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6일(현지시간) NBC시카고 등에 따르면 시카고 북부 교외에 자리한 하이랜드파크시 관계자는 전날인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가난하게 사는 것에 대한 주민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해 ‘빈곤 가상체험 이벤트’(Poverty Simulation Event)를 (하이랜드파크가 속한 광역자치구) 레이크 카운티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9일 오전 9시부터 11시30분까지 약 1시간30분 동안 관내 한 골프장에서 무료로 열리며 사회복지 비영리단체 ‘얼라이언스 포 휴먼 서비시즈’와 ‘패밀리 포커스’, ‘모레인 타운십’, ‘하이랜드파크 커뮤니티 재단’ 등이 참여한다.

 

시 관계자는 “참가자들은 (행사 시간 동안) ‘빈곤 속 한 달 생활’에 대한 몰입 체험을 해보게 된다”며 “자원이 결핍된 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려운 선택들을 해보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물적 지원의 필요성을 깨닫고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인식도 제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예상과는 달리 온라인상에서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부촌에서 ‘가난’을 소재로 한 행사로 빈곤층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에 시 관계자는 “빈곤 가상 체험 프로그램은 사회복지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높여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행사”라면서 “행사 장소로 골프장을 선택한 이유는 시가 소유한 시설이며 해당 행사를 열기에 가장 적합한 규모의 건물”이라고 해명했다.

 

‘얼라이언스 포 휴먼 서비시즈’ 관계자는 “빈곤 가상체험 행사가 고위 공직자·교사·비영리단체 회원 등을 대상으로 연중 개최되고 있다”면서 “빈곤 문제에 관심과 지원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전문매체 ‘24/7 월스트리트’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유대계 인구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하이랜드파크는 미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동네 중 한 곳으로 중위소득이 전국 평균치의 2배 이상이다.

‘빈곤 가상체험’ 이벤트 안내문. sns 캡처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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