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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값 들썩이고 가계대출까지 급증, 경계 늦춰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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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03 23:33:28 수정 : 2023-09-03 23: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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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14개월 만에 처음 동반 상승했다. 서울과 수도권은 전고점의 80∼90%까지 회복했다.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경우 서울 서초구에서 45억9000만원에 팔리고, 강남구 대치·개포동은 30억원을 돌파하는 단지가 속출한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1년여 하락을 거듭했던 집값이 원래 가격으로 회귀할 조짐이다. 집값 바닥론이 퍼진 데다 부동산 급락을 막기 위한 정부의 연착륙 대책까지 가세한 탓이 크다.

주택공급 불안도 집값 상승을 부채질한다. 1∼7월 주택 인허가 물량이 1년 전에 비해 30%가량 급감하고 착공은 54% 급감한 10만가구에 그쳤다. 공사비 상승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철근 누락 건설업체의 영업정지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인허가·착공물량 감소는 짧게는 2∼3년, 길게는 5∼7년 후 주택공급 감소로 이어진다. 정부가 다급하게 이달 중 부동산 공급대책을 발표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덩달아 빚을 내 내집 마련에 나서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8120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5912억원 늘어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1년9개월 만에 가장 크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1122억원이나 불어났다.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2분기 말 1862조8000억원에 이른다. 50년 만기 주담대와 40조원의 특례보금자리론, 인터넷 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수요가 대거 몰린 탓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가 가계부채 급팽창을 가져오고 있다”며 “부동산 연착륙 지원 정책을 환수할 때”라고 했다.

부동산과 가계빚에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될 일이다. 정부는 뒤늦게 50년 만기 주담대 문턱을 높이고 특례보금자리론 대출금리도 올렸다. 문재인정부 시절 오락가락 대처와 땜질식 대책 남발로 집값 폭등을 야기했던 실패를 답습할까봐 걱정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전임 정부에서) 과도했던 규제의 정상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지만 시장 상황에 맞춰 정책 수정이나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 예전처럼 부동산시장이 과열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 지금의 집값도 무주택서민과 청년세대는 엄두도 못낼 만큼 높은 수준이다. 기존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을 꼼꼼히 따져 개선안을 찾고 대출 경로도 재정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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