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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첫 발… 달 얼음 탐사 교두보 세웠다

입력 : 2023-08-24 06:00:00 수정 : 2023-08-24 07: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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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40여년 우주강국 꿈 이뤄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
美·소련·中 이어 달 착륙 성공

14일간 달 남극 주변 자원 탐사
그동안 각국 얼음존재 가능성 주목
최종 확인 땐 식수로 활용 가능해
우주기지 설립 인간 생존도 가능
화성 등 더 먼 곳 유인탐사도 기대

사흘 전 러 착륙 실패… 체면 구겨
美·中도 조만간 탐사 대열 합류

인도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무인 착륙선을 안착시켰다. 23일 오후 6시 3분(현지시간)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인류 최초로 달의 남극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의 설립자 비크람 사라바이의 이름을 딴 착륙선 ‘비크람’이 달 표면에 서자 인도 벵갈루루 ISRO 본부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찬드라얀 3호는 추진 모듈과 착륙선인 중량 1.7t짜리 비크람이 결합돼 발사됐다. 월면(月面)착륙 뒤에는 비크람 안에 들어있던 중량 26㎏짜리 무인 탐사차(로버) ‘프라그얀’이 나와 탐사를 진행한다.

인류 최초로 달의 남극에 착륙한 인도의 무인 우주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이 23일 달의 표면에 닿기 수 초 전의 모습이다. 인도우주연구기구 제공

비크람에는 월면의 온도와 열전도율을 측정하는 장치 등이 달렸다. 프라그얀은 월면의 암석과 토양의 성질을 분석하는 장비를 실었다. 두 장비는 달에서 약 2주 동안 활동한다.

40여년 전부터 우주를 향한 꿈을 접지 않았던 인도는 미국, 소련, 중국에 이어 달 연착륙에 성공한 네 번째 국가가 됐다. 달의 핵심 자원 기지로 거론되는 남극에 착륙한 것은 인도가 처음이다.

지난달 14일 인도 남부 스리하리코타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찬드라얀 3호는 궤도선, 착륙선, 탐사차를 갖췄다.

전통적인 우주 강국 러시아의 무인 탐사선 ‘루나 25호’가 사흘 전인 20일 달 표면에 충돌하면서 러시아의 달 남극 착륙은 시도는 좌절됐다. 러시아가 달 탐사를 시도한 것은 옛 소련 시절인 지난 1976년 이후 47년 만이다.

이로써 우주 강국을 자부해온 러시아로서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 때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루나-25호가 통제불능 상태로 궤도를 이탈했으며 달 표면에 추락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달 착륙선 하쿠토-R.

이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달착륙은 쉽지 않은 미션이다. 올 초에는 일본 민간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가 만든 '하쿠토-R 미션1' 달 착륙선은 연락이 끊어진 채로 사라졌다. 인도는 앞서 이스라엘과 비슷한 시기인 2019년에 달 착륙선을 보냈다 실패했다.

 

루나-25호는 인도가 지난달 14일 발사한 찬드라얀-3호의 경쟁상대였다. 인도는 러시아보다 4주 앞선 지난달 14일 찬드라얀 3호를 먼저 쏘아 보냈지만, 달까지의 이동 경로가 달라 착륙 예정일은 루나 25호보다 느린 23일로 예정돼 있었다.

 

환호하는 印 연구 직원들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연구시설에서 23일(현지시간) 직원들이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인 달 남극 착륙 소식에 기뻐하며 환호하고 있다. 벵갈루루=AP연합뉴스

결과는 인도의 승리였다.

 

인도는 달 남극 탐사 분야의 선구자다. 2008년 인도의 첫 달 탐사선인 찬드라얀 1호는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해 달 표면에 광범위하게 물 분자가 존재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달 남극의 얼음층 존재 가능성을 밝혀낸 것도 찬드라얀 1호다. 이후 이 가설은 나사에 의해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확정됐다.

 

2019년 발사한 찬드라얀 2호는 과학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는 달 궤도선을 성공적으로 배치했지만, 착륙선과의 교신이 끊기면서 달 표면에 로버를 배치하는 데 실패했다.

 

세계 각국이 달 남극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곳에 얼어붙은 물이 있기 때문이다. 얼음의 존재 가능성은 달에 대한 인간의 관심을 다시 자극한 현실적인 이유로 꼽힌다.

 

태양 빛이 닿지 않는 달의 극지방인 영구음영(永久陰影) 지역에서 얼음의 존재 가능성이 확인됐다.

 

미국과 중국도 조만간 이 지역에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2025년까지 추진한다.

 

중국도 2024년 달 남극을 탐사하기 위해 ‘창어’ 6호와 7호를 발사한다.

 

아르테미스와 창어의 최종 목적지도 달 남극이다. 이들이 목적지인 남극의 영구 음영지역인 이유가 있다. 얼음은 녹여 식수로 활용할 수 있고, 물을 분해해 얻을 수 있는 수소와 산소는 우주선 연료로 쓸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달에 우주기지를 지을 수 있다면 인간이 생존할 수 있고, 이는 또 달을 넘어 화성 등 더 먼 곳으로 유인 탐사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달 탐사 로켓 ''아르테미스Ⅰ''이 2022년 11월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나사는 2024년 아르테미스Ⅱ 프로그램 때 달 극지방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지하 1m까지 시추해 이를 확인할 예정이다. 나사는 2033년쯤 화성에 인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르면 2024년쯤 건설될 달 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에서 화성 탐사선을 쏘아 올리는 방식이다. 지구에서 일단 달까지 간 뒤에 게이트웨이에서 다시 화성을 향해 날아오르는 식이다.

 

이번 인도의 우주 프로그램은 적은 비용으로도 진행돼 주목받고 있다. 인도 ISRO의 연간 예산은 약 15억 달러로, 나사 예산 250억 달러의 6% 수준이다. 그런 인도가 미국 아르테미스 프로그램보다 빨리 달 남극 착륙을 이뤄내면서 우주 탐사 기술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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