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역에서 신복로터리 구간
3297억 투입 2026년 착공 예정
지하철 없는 국내 유일 광역시인 울산이 세계 최초로 도시철도 1호선을 ‘수소 트램’으로 건설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23일 “울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트램은 도로 노면과 같은 높이의 레일을 설치하고 운행하는 이동장치다.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쓴다. 하지만 울산의 트램은 천장 탱크 안에 담은 수소를 전기로 바꿔 사용한다. 수소전기차처럼 공해가 없고, 소음이나 진동이 작다. 트램 위에 주렁주렁 달리게 되는 전선도 필요없다.
울산시는 3297억원을 들여 태화강역(울산 도심)∼신복로터리(울산IC 인근) 총연장 10.99㎞ 구간에 트램 노선(15개 역)을 설치할 계획이다. 착공은 2026년, 준공은 2028년으로 계획됐다. 트램은 2대로, 5량짜리 35m 길이(최대 승객 245명)의 현대로템 제작 차량을 도입할 예정이다. 울산시 측은 “하루 추정 이용객은 2만4000여명으로 역 하나를 이동하는 데 2분 정도가 걸리며, 한 번 수소 충전으로 200㎞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울산시는 정부에 2020년 기준 울산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11.6%로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라는 점, 수소 배관이 도심에 잘 깔려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시는 도시철도 1호 사업 후 4호선까지 도시철도 노선을 늘릴 계획이다.
울산은 서울 등 국내 7개 특별·광역시 중 유일하게 지하철 등 도시철도가 없는 곳이다. 도시철도를 만들지 못한 이유는 울산의 도시 특성 때문이다. 울산은 산업도시다. SK에너지 등 많은 석유화학 기업이 몰려 있다. 울산의 화학물질 저장·취급량은 전국 취급량의 40% 이상이다. 석유화학 제품 이동을 위한 배관이 울산 지면 아래 촘촘하게 깔렸다.
지상으로 달리는 경전철이나 모노레일, 일반 트램도 투입 예산 대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특성상 주거지와 상권 밀집지역 사이 거리가 멀어서다. 특히 호텔·백화점·고층빌딩 등이 몰린 시내 중심가는 도로 폭이 넓지 않아, 소음·진동 등 환경적 측면과 교량 및 지하구조물 설치도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울산시는 2005년부터 도시철도 개설을 시도했다. 2013년에는 예비타당성 조사에 한 차례 오르기도 했지만,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실패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