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최대 2만명 목표치 미달 전망
모집현황 데이터 제공 거부 논란
해군·공군 역시 신병 모집난 겪어
코로나 사태 후 노동시장 강세 속
실업률 최저 수준… 임금 상승세
청년층 군복무 유인 떨어진 영향
1973년 징병제를 폐지하고 100% 모병제로 전환한 미군이 제도 변경 50년을 맞는 올해 사상 최악의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미 육군은 21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병 모집을 위한 온라인 광고 3편을 공개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최선을 다하라(Be All You Can Be)’라는 슬로건을 다시 활용한 이번 광고는 ‘첫 걸음’, ‘첫 견장’, ‘첫 조준’을 제목으로 한 3가지 영상으로 미국 청년들이 군에 입대하고, 신병 훈련을 받고, 전차에서 실전 훈련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미 육군은 지난 3월, 군인 가족 출신으로 6·25전쟁 참전용사 역할 등을 맡았던 영화배우 조너선 메이저스를 신병 모집 광고 모델로 발탁해 광고를 내놓았으나, 곧 메이저스의 여자친구 폭행 사건이 불거지며 광고를 철수했다. 미 육군은 ‘최선을 다하라’는 슬로건이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광고 효과를 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후속 광고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이 신병 모집에 열을 올리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병 모집 목표치를 채울 수 없고, 역대 최저로 예상되는 충원율을 모면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미 육군은 지난해 신병 6만명 모집을 목표로 했으나 목표치 약 25%에 해당하는 1만5000명이 부족해 사상 최저 수준의 신병 모집을 기록했다. 육군 현역 병력도 47만6000명에서 46만6000명으로 줄었다.
외신들은 올해 육군이 목표한 6만5000명 가운데 적게는 1만명에서 최대 2만명까지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은 5월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해보다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신병 모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육군은 신병 모집 현황에 대한 데이터 제공을 거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군과 공군도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병 모집난의 원인은 다양하게 제기된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시장 강세가 지속하면서 실업률이 최저 수준을 이어 가고 임금 상승세도 계속되며 군 복무 유인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군 복무에 대한 거부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군이 최근 수년간 대학 캠퍼스 등 현장에서 신병 모집 행사 등 모병 활동을 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군 복무를 위한 지원 기준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입대를 위해 필요한 시험 성적, 체력, 마약 사용 기록 및 체포 기록 등의 조건으로 전국 청소년의 25%만이 군 복무 자격이 된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최근 체력 및 적성 검사 등에서 자격에 미달하는 지원자를 위한 사전 훈련 과정을 신설해 1만2000명의 훈련병을 모집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결국은 군 규모를 감축하는 등의 방법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은 “육군은 부대 수를 줄이는 것을 포함, 미국이 대테러 작전을 축소함에 따라 육군 특수작전 부대의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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