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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레스토랑, 싱가포르를 삼키다 [박종현의 아세안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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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8-21 07:00:00 수정 : 2023-08-20 22: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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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언론 “K-푸드 인 지속”
K-드라마와 현지 외식문화의 결합
한국·싱가포르·외국기업 뛰어들어
매달 곳곳에서 음식점 개업 소식

“부부가 하는 소규모 음식점→치킨가게→빙수·바비큐 가게→고급식당으로. 한국 음식점, K-레스토랑 열풍이 끊이지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최소 10개 한국 음식점이 개업했으며, 연말까지 2곳 이상이 문을 새로 열 것이다. 한국 음식 사업에는 개인 차원에서는 물론, 대만 음식기업까지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최대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가 19일 자국에서 지속되는 한국 음식점 열풍을 이렇게 소개했다. 한국 음식점 개업엔 여러 곳에서 동참 소식을 전하고 있다. 싱가포르 거주 한국인과 K-푸드의 매력에 빠진 싱가포르 사업가는 물론, 음식·음료 명문기업이 뛰어들고 있다. 

 

대만의 푸드 팰리스 그룹이 론칭한 음식점 ‘88 포차’ 앞을 싱가포르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 미식천국에서 한국 음식점 개업 열풍

 

우육탕면과 버블티 브랜드를 지닌 대만의 푸드 팰리스 그룹은 올해 새롭게 론칭한 ‘88 포차’ 브랜드로 4개의 식당 문을 열었다. 9월엔 번화가 부기스정션 지역에서 K타운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을 개업한다. 한국식 프라이 치킨, 찌개, 짬뽕, 매운 해산물 등을 주요 메뉴로 상정하고 있다. 

 

한국 바비큐 레스토랑 체인 서래를 운영하는 성공홀딩스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성공홀딩스는 6월 노스포인트시티에 6번째 분점을 냈다. 앞서 4월엔 새로운 브랜드 ‘불고기 쇼’를 만들어 4월과 5월 부기스정션과 우드레이몰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싱가포르 음식체인 성공홀딩스의 새 브랜드 ‘불고기 쇼’ 매장에서 직원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세계적인 기업들이 진출한 다민족국가 싱가포르에서는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는 어느 업종이든지 살아남기 힘들다. 1965년 독립 훨씬 이전부터 거주한 중국 화인, 말레이계, 인도 타밀계에다가 인근 지역의 노동자·주재원, 글로벌 기업의 파견자 등이 함께 살고 있는 나라여서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 세계 물류·금융의 허브이면서 외식문화도 발달해 있다.  

 

문기봉 아세안비즈니스 센터장은 “최신 유행과 전통의 공존을 꿈꾸는 싱가포르 외식부문에서 K-푸드가 한류를 바탕으로 한 꾸준한 상품 개발·소개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센터장은 “K-레스토랑은 고급 이미지와 한식의 오리지널리티 강조라는 기존 성과에다가 최근엔 현지 중산층이 쉽게 접근하도록 문을 더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음식점 ‘88 포차’의 메뉴인 삽겹살. 스트레이츠타임스 제공

◆ 한류 컨텐츠…K-레스토랑 매력으로 재탄생

 

K-레스토랑의 성공은 새로움을 더해가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재미와 흥미를 더한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가령 한국 음식점들은 고객이 직접 불판에서 고기를 굽게 하거나 요리사가 요리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K-푸드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전했다.

 

K-레스토랑의 거침없는 행보는 한국 컨텐츠의 경쟁력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싱가포르 퓨전음식점의 장경복 요리사는 K-드라마와 K-팝 등에 대한 관심과 결부해 설명했다. 한류 컨텐츠에 대한 관심이 한식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류의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다. K-드라마가 싱가포르의 K-푸드 열풍에 기여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푸드 팰리스 그룹이 새로운 브랜드 포차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한국 드라마 등에서 영감을 얻은 점이 컸다.

 

싱가포르에서 인기 있는 한국 음식들. 스트레이츠타임스 제공

K-푸드는 싱가포르의 일상적인 외식 문화와 결합하면서 열풍이 더 강해졌다. 포차 브랜드 개념을 도입한 푸드 팰리스 그룹의 마고 리(37)는 “싱가포르 사람들은 아침,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고 외식을 한다”고 설명했다. 외식의 일상화 때문에 이마트24도 매장 내에서 간단한 요리가 가능하게 컨셉을 바꿨다.   

 

한국 음식점 운영엔 평범한 현지인들도 뛰어들고 있다. 한류 사랑이 아예 음식점 사업으로 이어진 경우도 더러 있다. 성공홀딩스 윌야와티 티주(45)매니저가 그런 경우다. 그는 한국 여행 이후 음식점을 개업했다. 2010년 한국 여행 당시 음식점 서래에 갔는데 맛에 반했고, 이후 요리사를 초청해 2015년 음식점을 열었다. 다국적기업의 재무 부문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한국 음식사업 열망을 접지 못한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한국 음식점 인기는 지속되면서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점 운영 주체와 메뉴도 다양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한류와 K-레스토랑이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식천국 싱가포르에서 분명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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