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개인번호로 발신 안 해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가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학부모 4명을 조사했지만 아직 입건한 학부모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A씨가 담임을 맡은 학급 학생이 지난달 12일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긋는 이른바 ‘연필 사건’이 발생하면서 A씨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경찰은 연필 사건 당사자 학부모를 포함해 A씨가 사망 직전까지 통화한 학부모 총 4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휴대전화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학부모들이 A씨 개인 번호로 전화를 건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고, A씨가 먼저 전화를 건 적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화는 연필 사건 당일인 지난달 12일부터 학부모들이 학교를 찾아가 A씨 등과 면담한 13일까지 이틀에 걸쳐 이뤄졌다.
당초 A씨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됐고 학부모들이 이 번호로 A씨에게 전화해 악성 민원을 했다는 의혹이 나왔지만, 학부모가 A씨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다만 경찰은 A씨가 휴대전화 1대에 2개의 전화번호를 부여받아 사용한 점을 고려해, A씨가 착신 전환된 전화를 개인 번호로 걸려온 것으로 생각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학교 교무실 등 유무선 통화기록을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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