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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상’ 유아 수족구병 예방 위해 알코올 소독만으로 OK? No [정진수의 부모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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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8-13 11:58:27 수정 : 2023-08-13 20: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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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감염병 예방’ 비누로 20초 이상 깨끗이 손 씻으세요
# ‘워킹맘’ 김 모 씨는 얼마 전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입안이 아프다고 칭얼거시를 소리를 들었다. 치아에 음식이 낀 탓이라 생각하고 양치질의 중요성만 강조하고 넘어갔는데 다음날 아이는 음식도 거부하며 울만큼 상태가 나빠졌다. 피부에 작은 물집을 발견한 김 씨는 그제야 병원을 찾았고 결국 수족구병 진단을 받았다. 그는 “얼마 전 아이 방학에 맞춰서 휴가를 썼는데 또다시 휴가를 쓰는 것도 눈치 보였고, 무엇보다 아이가 밥도 안 먹고 밤새도록 아프다고 울어서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수족구병은 대표적인 여름철 감염병이다. 감기·독감이 소아부터 고령층까지 연령대가 다양한 것과 달리 수족구병의 경우 환자 수가 0∼6세에서 압도적으로 많다. 주로 영유아 보육시설 중심으로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다.

 

수족구(手足口)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입과 손, 발에 수포(물집)가 생기는 것이 특징인데, 이로 인해 음식 섭취가 어려워 부모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보다 두려운 감염병’, ‘난이도 최상 질병’으로 불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0∼6세 소아에서 많이 걸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019년 51만8687명이던 수족구병 환자 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극심했던 2020∼2021년 1만∼3만여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수족구병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수족구병 의사(의심)환자분율은 29주차(7월10일∼16일)에 1000명당 21.4명, 30주차(7월17∼23일)에 1000명당 20.0명으로 늘어난 후 31주차(7월24일∼30일)에는 15.7명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31주차에 7∼11세 의사환자분율이 1000명당 7.6명까지 떨어진 반면, 0∼6세는 여전히 높은 19.3명을 기록하고 있다. 방학이 한 달 정도로 긴 초등학생과 달리 어린이집·유치원 등 0∼6세 어린이들은 방학이 일주일 정도로 짧아 수족구병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영준 교수는 “성인에서 수족구병이 잘 안 걸리는 이유는 생물학적, 사회적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 수족구병에 걸렸던 아이가 성인이 되면, 후천면역이 항원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바이러스에 대한 효율적인 제거가 가능하고, 영유아기에 완성되는 선천면역도 이후엔 충분한 기능을 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등 ‘장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국내 수족구병은 대부분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엔테로바이러스 비중도 높아졌다. 

 

최 교수는 “지난 2018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바이러스 종류는 콕사키바이러스 A-10(약 25%)였고, 그다음으로 콕사키바이러스 B-5, 엔테로바이러스 30 순이었다”며 “국외에서 유입된 유행주들의 일부가 우리나라에 토착화돼 지역사회 감염을 지속해서 일으키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음식 섭취 어려워 ‘탈수’ 조심해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손바닥이나 손가락 옆, 발, 입안 등에 수포가 생겨난다. 수포는 엉덩이, 팔뚝 등에 나타나기도 하며, 발열, 설사, 구토 등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수족구병은 백신도, 근본적인 치료도 없기 때문에 위생관리를 통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감염은 환자의 물건을 만지거나 분변 접촉, 침·호흡기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가면서 이뤄진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 위생이 중요한데 이때 코로나19처럼 알코올 손소독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최영준 교수는 “엔테로바이러스는 외피가 없는 형태로 인플루엔자(독감) 등 외피가 있는 바이러스에 비해 기온이나 액성(pH)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일부 소독제에 대한 내성도 있는 편”이라며 “특히 알코올 손소독제 단독으로 엔테로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손에 묻은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최소 20초 이상 씻는 것이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대부분 일주일 정도 쉬면 자연치유된다. 그동안 어린이집, 유치원 등은 쉬어야 한다. 

 

수족구가 부모 사이에서 ‘난이도 최상’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입안의 통증 때문이다.

 

최 교수는 “일반적인 감기에 비해 고열이 높게 나타날 수 있고, 목에 나타나는 구진성 병변으로 인해 목넘김이 어려워 아이들이 음식과 물을 거부할 수 있다”며 “고열에 대한 조치와 혹시 나타날 수 있는 탈수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음식과 물을 거부하면서 적절한 수분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소변 횟수와 소변량이 줄어드는 등 탈수가 우려되면 병원에서 수액공급을 받는 것이 좋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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