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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행복지수 1위 핀란드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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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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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디어에 부쩍 자주 등장하는 나라가 있다. 예능, 여행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 여러 콘텐츠에서 ‘행복도 1위 국가’라는 타이틀을 빠짐없이 단 채로 소개되는 핀란드가 그곳이다.

핀란드 하면 흔히들 느긋한 선진국의 이미지를 연상한다. 한국의 복잡하고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와 대비되는 여유로운 삶,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난 6월 취재차 출장을 떠나 살펴본 핀란드 사회는 이 같은 이미지에 상당히 부합했다. 수도 헬싱키에서도 늦게까지 불이 켜진 사무실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많은 직장인 부모들이 오후 4∼5시에 일찌감치 퇴근해 자녀와 함께 도서관·공원 등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걸 볼 수 있었다. 시민 교육프로그램이나 노약자를 위한 복지 시스템도 듣던 대로 잘 갖춰져 있었다. 이처럼 여유로운 삶의 기조와 잘 갖춰진 사회시스템 등에 힘입어 핀란드는 유엔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6년 연속 행복도 1위를 차지해왔다. 한국은 최근 몇 년간 60위권 안팎을 오르내리는 중이다.

정치부 박지원 기자

그런데 출장 중 여러 핀란드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 행복해 보이는 사회의 이면에 의외의 측면들도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가장 의외였던 것은 높은 행복도 순위에 대한 청년들의 반발심이었다.

헬싱키에서 만난 현지 대학생은 “행복도 1위라고 하는데 사실 청년들에겐 그다지 체감되지 않는 이야기”라며 안색을 굳혔다. 그는 “나뿐 아니라 주위 친구들도 공감하지 못한다. 얼마 전엔 ‘청년에게 와 닿지 않는 복지 시스템이나 사회안전망 등 구조적 요인이 행복지수에 중요하게 고려되다 보니 실제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과는 괴리가 큰 것 같다’는 얘기를 친구들과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복지 시스템의 수혜를 체감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에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거둬가는 막대한 세금은 불만 요소다. 핀란드의 1인당 소득세율은 2021년 말을 기준으로 무려 56.95%에 달한다. 직장에서 승진해 연봉이 올라도 더 벌수록 더 높아지는 세율로 실제로 받는 액수는 크게 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열심히 일하고 승진할 원동력이 떨어진다는 부작용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능력 있는 젊은 인재들은 역동적이고 성과를 인정해주는 사회를 찾아 해외로 떠나기도 해 핀란드에서는 우수 인재 유출이 무시하기 어려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IT기업에 취업한 한 핀란드 청년은 “능력 있거나 경제적 성취를 원하는 청년들은 아예 핀란드를 떠나 해외취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인들 중에도 이미 미국으로 해외취업을 간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행복도 1위 국가라고 해도 그늘진 곳 하나 없는 유토피아일 수는 없다. 어디에나 문제와 불만은 있다. 그럼에도 핀란드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만드는 요소들이 지금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반사회적 범죄들을 보면 끝없는 경쟁과 사회적 쿠션의 부재, 여유의 실종이 사람들의 마음을 병들게 해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스스로의 경험과 본받을 만한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토대로 지금보다 조금 더 건강하고 균형 잡힌 행복의 길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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