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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세식 화장실, X판 5분 전”…잼버리 청소 동원된 공무원들도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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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8-07 10:28:28 수정 : 2023-08-07 17:44:03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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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공무원 화장실·샤워실 청소에 동원…공무원 노동조합 보이콧해
청소 체크리스트에 “변기 뚜껑 열어 변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항목도 있어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오후 전북 부안군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을 찾아 화장실을 점검하고 있다. 부안=연합뉴스

 

전북 부안에서 열리는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준비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인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행사장 화장실 청소에 강제 동원됐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북지역 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로 추정되는 A씨가 작성한 공지문이 공유됐다. A씨는 열악하기 짝이 없는 잼버리 행사장 화장실 청소에 공무원들이 동원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상황을 전하고 있다.

 

A씨는 “현장은 한 마디로 개판 오 분 전이었다”며 어떻게 이 지경으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나 싶을 정도다”고 성토했다. 

 

공지문에 따르면 (전북)도에서 긴급히 도청, 부안, 김제 공무원들을 동원해 화장실 청소를 하려 했지만 노동조합에서 강력히 항의해 취소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현장 상황에 대해 A씨는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닌 일명 푸세식(재래식) 화장실이었다”고 전하며 “11개국에서 온 외국 청소년들의 눈에는 아프리카에서나 봄 직한 풍경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청소 체크리스트에는 “변기 뚜껑을 열어 변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항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공지문에서는 ‘직원 휴게공간 없음’, ‘사전 협의된 업무와 다른 일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지시’, ‘조직위 관리자 간 업무분장으로 자주 다투거나 혼선 발생’, ‘원활한 식사 불가’ 등이 불편사항으로 언급됐다.

 

​A씨는 “위 사항들에 대한 답변이 내일까지 없을 경우 다음 주 월요일(7일)부터 (전북) 14개 시·군 모두 보이콧 하겠다고 전달하고 왔다”며 “추후 진행상황을 알려드리겠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잼버리 대회장에 전북 지역 공무원들의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도 전해졌다.

 

 

전주·군산·익산·김제·부안·고창에서 총 600명의 공무원을 요청한다는 공문에는 “새만금 잼버리 부지 내 정비 인원 부족으로 샤워실 및 화장실 등의 이용 시설이 열악한 상태”라며 샤워실과 화장실 정비를 위해 지난 5일 토요일 오전 9시까지 새만금으로 집결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해당 공문을 보고 “(동원을) 보이콧한 건 14개 시·군 직원들이고 도청 직원들은 지금도 새벽 4시 반~오후 2시 조, 오후 2시~저녁 11시 조로 근무표를 짜서 화장실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4일과 6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잼버리 행사장을 방문해 직접 화장실 청소에 나섰다. 그는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나도 오늘 화장실에 남이 안 내린 물을 내리고 묻은 것도 지웠다”며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사병 화장실 청소를 해봤을 것 아니냐. 누구에게 시킬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청소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전북 부안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현장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70명이던 화장실·샤워실 청소 인력은 894명까지 늘어났고 이동식 화장실은 62동이 추가로 설치됐다.

 

한 누리꾼은 “이미 X판이 된 환경에서 공무원들이 ‘몸빵’해서 빈틈을 메우는 시스템이었는데, 이번에는 재난과 지역축제로 이미 인력이 투입된 상태라 부족한 점이 더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행사 프로세스가 엉망이라 공무원들이 고생한다”, “공무원들이 공노비냐”, “더운데 고생들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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