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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교실서 목숨 끊은 학교에선 그간 도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졌길래 [오늘의 정책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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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7-21 10:47:09 수정 : 2023-07-22 13: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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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아?"…교사들이 제보한 학부모 '갑질'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던 교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해당 학교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으로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불가능했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오전 한 시민이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초등학교 담임교사 A씨의 추모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2020년대 초반 이 학교에서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했던 한 교사는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할 당시 한 학부모가 “나 ○○아빠인데,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증언했다.

 

교사에 따르면 해당 학교 민원은 대부분 학부모가 법조인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 학교 민원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학부모 민원이 너무 많아 대부분 교사들이 근무를 매우 어려워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이 학교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도 빗발치는 학부모 민원 전화에 몸서리를 칠 정도의 심적 고통을 겪었다. 고인의 한 동료교사는 고인의 학급 한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에 앉은 학생 이마를 긋는 사건 이후 가해학생 혹은 피해학생 학부모로부터 수십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고인은 “내가 휴대폰 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고 교무실에도 알려준 적이 없는데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며 “소름 끼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 추모공간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이 된 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인은 관련 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교무실로 찾아온 학부모로부터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는 폭언을 들었다고 서울교사노조는 전했다.

 

고인은 학부모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교권침해를 당했다. 고인의 또 다른 동료교사는 “고인이 수업을 하고 있는데 한 학생이 ‘선생님 때문이야’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고인은 ‘출근할 때 그 학생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은페하려는 정황도 포착됐다. 현재 이 학교에서 근무 중인 한 교사는 서울교사노조 측에 “학교 차원에서 함구하라고 해서 그냥 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학교 교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담당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 권한 관리 업무 △고인의 담임 학년은 본인의 희망대로 배정된 것 △해당 학급에서는 올해 학교폭력신고 사안이 없었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는 다섯가지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설명했다.

 

학교장은 “이상이 고인과 관련된 정확한 사실임을 알려 드리며, 무리한 억측과 기사, 댓글 등으로 어린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고, 교사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의 사인이 개인적 사유에 있다는 일부 보도가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짊어져야 할 고질적인 문제를 전혀 짚고 있지 못한다는 점에 개탄한다”며 “유족을 비롯한 전국의 교사 등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진상 규명을 위해 철저한 조사를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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