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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22년 어린이집·유치원 사고 하루 52명…사고 아동 비율 5년새 1.5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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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7-19 15:04:13 수정 : 2023-07-20 09: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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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사고로 다친 영유아가 하루 평균 5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집에서 사망한 아이도 3명이었다. 전체 원아 중 사고를 당한 아동 비율은 5년 전보다 1.5배 이상 늘어 안전사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특히 교사 1인당 원아 수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집에서 사고를 당한 아동은 9820명(사망 3명)으로 집계됐다. 또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치원에서 사고를 당한 아동은 9015명이다. 지난 한해에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1만8835명, 일평균 52명이 다치거나 죽은 것이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사고를 당한 아동은 2017년 1만6174명(유치원 7707명·어린이집 8467명)에서 2018년 1만5223명(유치원 7484명·어린이집 7739명), 2019년 1만7194명(유치원 8768명·어린이집 8426명)을 기록한 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등원이 줄면서 1만2035명(유치원 6202명·어린이집 5833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2021년 1만8414명(유치원 9180명·어린이집 9234명) 등 다시 증가세다.

 

지난해 사고 아동 수는 2017년보다 16.5% 늘어난 규모다. 절대적인 수치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저출생으로 두 기관의 재원생이 최근 5년 새 23.2%나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재원생 중 사고 아동 비율은 이 기간 0.75%에서 1.14%로 1.5배 넘게 뛰었다.

 

어린이집의 경우 지난해 사고유형은 ‘부딪힘·넘어짐·끼임·떨어짐’이 6894명(70.2%)으로 가장 많았고 △이물질 삽입 162명(1.6%) △화상 129명(1.3%) △원인미상(돌연사 증후군 및 원인미상 질식사·기도폐쇄 등) 61명(0.6%) △통학버스·교통사고 42명(0.4%) △식중독·급식 10명(0.1%)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2522명(25.7%)은 ‘기타(얼굴 긁힘·베임·탈구·가시 찔림·깨물림 등)’로 분류됐다. 사망자는 이물질 삽입 1명, 원인 미상 2명이었다. 

 

교육계에선 사고가 많은 원인 중 하나로 ’교사 1인당 원아 비율’이 높은 것을 꼽는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어린이집의 교사 1인당 아동 비율은 만 0세 3명, 만 1세 5명, 만 2세 7명으로 연령이 올라갈수록 2명씩 늘다가 만 3세(한국 나이 5세)부터는 15명으로 확 늘어난다. 만 4·5세 반은 20명이다. 2∼3명 초과 보육도 재량 인정돼 만 4·5세의 경우 교사 1명이 22∼23명을 보는 경우도 있다. 유치원은 시도교육청별로 기준이 다르지만 25∼30명인 곳도 있다. 

 

세종의 한 어린이집 학부모 A씨는 “(한국 나이) 5살 때 한반 15명도 많다고 느꼈는데 6살이 되니 한 반에 21명으로 늘어났다. 보조교사도 없어 선생님 한 분이 20명 넘는 애들을 본다”며 “같은 반 아이가 출입문에 손을 다쳤는데 선생님이 아이들을 일일이 볼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보다 돌봄 질이 떨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 서울시가 어린이집 만 0세는 교사 1인당 3명에서 2명으로, 만 3세는 15명에서 10명 이하로 줄이는 사업을 시행한 결과 시범 어린이집의 안전사고 발생 빈도는 4분의 1 수준(월평균 2.94건→0.71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중 상당수는 교사를 늘리면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2020년 10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5살 아이가 머리를 다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 피해 아동의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현행 교사 대 아동 비율로는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 부모와 보육교사,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 모두를 위해 교사를 증원하는 법령개정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려 20만6000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당시 “보조교사를 꾸준히 확충하고 보육교사 대 아동 비율의 적정 수준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으나 그 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통합(유보통합)을 추진 중인 교육부는 현재 교사 1인당 아동 수가 많은 것이 부모들이 공교육에 실망하는 원인 중 하나라 보고 유보통합 과정에서 해당 비율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긴 했으나 아직 감축 규모 등 구체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한정애 의원은 “안전한 보육 환경이 보육서비스의 질로 직결되는 만큼 어린이집 내 안전사고 예방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며 “교사가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 교사 업무 부담 경감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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