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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다” “아구 착해” 실수로 녹화된 영상에 담긴 소아 중환자실 간호사의 말… 엄마는 ‘폭풍 오열’

입력 : 2023-07-18 16:00:00 수정 : 2023-07-19 09:57:32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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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올린 누리꾼 “그날 밤 몇 분짜리 녹화된 영상 수도 없이 돌려보며 참 많이도 울었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중환자실 소속으로 확인돼
인스타그램 갈무리.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큰 수술을 받고 소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이를 만나지도 못하고 매일 그리워해야 했던 부모가 우연히 녹화된 영상을 보고 ‘폭풍 오열’한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서울 아산병원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화제가 된 간호사는 저희 병원 소속이 맞다”라고 확인했다.

 

지난 14일 누리꾼 A씨는 자신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아 간 이식 수술’을 받은 자신의 아이에게 “예쁘다”, “사랑한다”라는 등 연신 다정한 말을 건네준 간호사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오늘 유튜브에서 소아 중환자실 담당 교수님의 브이로그를 보고 눈물을 한 바가지 쏟고 이 글을 쓴다”라며 “아이가 (지난해) 11월1일 간이식 수술을 하고 소아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소식을 기다리는 제 마음은 ‘애가 탄다’는 표현으론 턱없이 부족했다. 코로나로 인해 면회가 불가능해져, PICU(소아집중치료실) 입원 한 달이 돼야만 짧은 면회가 가능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그래서 (병원 측에) 카톡이 깔린 ‘휴대폰 공기계’를 전달해 드리면 아가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한 보호자들을 위해 담당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페이스톡을 해주셨다”면서 “처음에 의식이 흐릿할 때는 괜찮았는데 나중에 화면 속 엄마를 보고 너무 우는 탓에 그냥 사진과 영상만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했다.

 

수술 후 사흘이 지났을 무렵, A씨는 멍하니 휴대전화를 들여다 보다가 아이가 예전 병동에 있을 때 유용하게 쓰던 베이비 캠 앱에서 온 알람을 확인했다고 했다.

 

A씨는 뭔가에 홀린 듯 앱을 켰고 화면 속에는 그토록 보고 싶던 아이가 있었다고 했다. 얼떨떨한 와중에 A씨는 아이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 화면 녹화 기능을 켰다.

 

그는 분명 앱을 종료시킨 뒤 휴대전화를 전달했는데, 아마 간호사가 휴대전화를 조작하던 중 실수로 앱이 켜진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런데 돌려 받은 휴대전화에 놀라운 장면이 촬영돼 있었다고 했다.

 

A씨가 공유한 영상에는 당시 간호사 B씨가 아이의 곁에서 이름을 부르며 “이거 기억 나?”, “이거 병동에 있었을 때인데”, “아빠 알아?”, “엄마 알아?”라며 수술 전 사진과 가족 사진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대화하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한 간호사가 다른 간호사에게 “아까 테이핑하는데 ○○가 너무 힘들어했다”라고 치료 과정에서 아이가 힘들어했던 것을 언급하고 “미안해”라고 말하는 내용도 전해졌다.

 

또한 B씨는 “아빠랑 엄마가 ○○ 빨리 나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대”, “너무 예쁘다”, “너무 귀엽다 진짜”, “아구 착해”, “사랑해” 등 끊임없이 아이에게 칭찬과 격려, 사랑이 담긴 말을 건넸다.

 

A씨는 “그날 밤 몇 분짜리 녹화된 영상을 수도 없이 돌려보며 참 많이도 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사회 어딘가에선 의료진의 아동 학대, 의료사고 은폐 등 말도 안 되는 일도 일어난다. 평범한 아기 엄마로서 이런 일에 분노한다”면서도 “동시에 대다수의 존경스러운 의료진이 고통받는 작은 생명들을 위해 굳건한 사명감으로 몸을 갈아 넣어가며 일해주는 귀하고 훌륭한 모습에 감사드리고 싶었다”고 적었다.

 

A씨는 “영상 속 간호사가 누구인지 몰라 (영상 공개를) 허락 받지 못했다. 영상을 공유하기까지 참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럼에도 우리 선생님들께 소중한 자녀들을 믿고 맡기셔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다 올리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아가들과 돌보느라 고생하시는 보호자 분들께도 심심한 위로와 응원과 기도를 보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글은 온라인 공간에 곧 훈훈한 미담으로 퍼져 나갔다.

 

영상 속 간호사인 B씨는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중환자실 소속으로 알려졌다.

 

B씨는 “○○가 간이식을 수술을 받고 잘 이겨내서 대견하고, 지금은 건강을 회복해 가족들과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다”면서 “소아중환자실에서 투병 중인 모든 환아들이 ○○처럼 회복해서 하루빨리 가족의 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영상에는 저의 목소리만 담겨있지만, 어린이병원 의료진 모두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위해 항상 애쓰고 있는 모든 의료진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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