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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찾아가는 청소년 ‘상담 버스’ 시동

입력 : 2023-07-13 19:33:43 수정 : 2023-07-13 22: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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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청서 첫 시승식

지방·도서산간 지역 거주자 대상
상담·지도사 탑승… 맞춤 서비스
VR체험 등 마련 ‘상담 문턱’ 낮춰
전남·세종시 등 5곳 시행 후 확대

도움이 필요한 위기 청소년을 직접 방문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상담 버스가 13일 운행을 시작했다. 상담센터 접근성이 낮은 도서벽지에 거주하는 위기 청소년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는 이날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광장에서 ‘청소년 마음건강 지킴이 버스’ 첫 시승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고위기 청소년 지원 강화 방안을 담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약속 1호’ 후속 조치다. 청소년상담사와 지도사 2∼4명이 탑승한 버스가 도서·벽지나 청소년 주거지, 학교 등으로 찾아가 상담이 필요한 만 9∼24세 청소년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전남과 경남, 충북, 대전시, 세종시 등 5개 권역에서 운행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3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광장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김영록 전남도지사(〃 두 번째)와 김대중 전남교육청 교육감(〃 첫 번째), 목포영화중학교 2학년 성소현양과 함께 ‘청소년 마음건강 지킴이 버스’에 탑승해 체험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담의 중요성이 강조됐는데, 상담센터 접근성이 떨어져 지원을 적시에 받지 못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전남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8년간 상담사로 활동해온 김소연(40)씨는 “무안군, 신안군 등 군 단위로 넘어가면 상담센터가 별로 없다”며 “일부 센터는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있어서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찾아오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버스는 이런 물리적 거리 또는 상담센터를 꺼리는 청소년의 마음의 ‘벽’을 허무는 역할을 맡았다. 김씨는 “자살 위험 등이 있는 고위험 청소년, 늘어나는 은둔형 청소년의 경우 상담이 필요하지만 찾아오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며 “학교 주변이나 거리로 찾아가는 상담 버스가 이들이 상담소를 찾는 데 유인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경목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3일 전라남도 무안군 전남도청 광장에서 열린 '청소년 마음건강 지킴이' 버스 시승식 행사 뒤 버스안에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소년만의 공간이 부족한 지역에서 버스가 새로운 상담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예컨대 내담자의 사정에 따라 집이나 학교에서 상담을 받기 어려운 경우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통해 제3의 장소에서 상담이 진행된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부족한 탓에 대체로 내담자의 비밀보호가 보장되기 어려운 카페 등 개방된 장소에서 상담이 이뤄진다. 상담 버스가 확대되면 이런 공간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상담 버스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새 학기 초기 등 상담이 집중되는 특정 시기에 청소년 밀집 지역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씨는 “버스라는 공간의 한계로 상담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 수의 제한이 있는 등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순 있다”면서도 “버스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짜서 제공하려고 한다”고 했다.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버스에 방문할 수 있게 버스에는 휴대폰 충전기와 와이파이 등을 갖춰두고 가상현실(VR) 체험과 성격검사, 보드게임 등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로 했다.

소외된 청소년이 있는 도서·벽지나 상담 취약지역에는 일회성 방문이 아닌 정기적 방문을 통해 기존의 상담센터를 대체하는 역할도 할 계획이다. 위기도, 문제 유형에 따라 청소년쉼터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관련 기관에 연계해 청소년에 맞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현숙 장관은 “청소년을 위한 약속 1·2호가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게 지방자치단체, 교육청과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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