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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이 금계탕? 한 그릇에 2만원 ‘훌쩍’…“몸보신도 부담시대” [김기자의 현장+]

입력 : 2023-07-11 10:34:21 수정 : 2023-07-11 10:34:21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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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인삼·오골계 등 한방 삼계탕 경우 2만5000원~3만원도 훌쩍
㎏당 닭고기 소매가격 6364원
1년 전(7월 11일) 5682원과 비교해 12.0% 올라
농림축산식품부 “닭고기 생산비 상승, 사육 규모 전반적 줄어”
여름철 보양식의 대표주자인 삼계탕 가격이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삼계탕 전문점.

 

“와보니 2만 원. 말이 됩니까? 올라도 너무 올랐죠”

 

지난 10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 경복궁 인근에 직장은 둔 윤모(43)씨는 초복을 하루 앞두고 회사 동료들과 삼계탕 전문점을 찾았다가 한 그릇 가격이 2만원 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윤씨는 “솔직히 혼자였다면 오지도 않죠”라며 “복날이라는 회사 사람들과 찾지만, 가격대가 부담스러워 썩 기분 좋지는 않습니다”라고 했다.

 

긴 줄이 늘어선 삼계탕 가게 입구. 뙤약볕이 내리쬐지만 늘어선 긴 줄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더워진 날씨 탓에도 불구하고 보양식 가게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경복궁 인근 삼계탕 전문점 메뉴를 살펴보았다. 전복이나 산삼 오골계 등 한방 재료가 들어간 삼계탕의 경우 가격은 2만5000원, 3만원까지 훌쩍 뛰었다.

 

다른 삼계탕 가게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삼계탕 메뉴에 따라 1만9000원~2만5000원까지.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지난해보다 2000원 가까이 올라 1만6000원이 넘었다.

 

초복 하루 전인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삼계탕집 앞이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여름철 날씨가 더워 땀을 많이 흘리고 체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체력이 소모가 커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 체력을 보충할 수 있는 영양분으로서 단백질을 많이 섭취, 땀을 통해 손실되는 수분, 염분, 무기질, 비타민을 보충해 줘야 한다. 삼계탕의 주요 재료인 닭과 인삼은 따뜻한 기운을 내장 안으로 불어넣고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삼계탕은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꼽히지만, 최근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닭고기 소매가격이 상승한 데다가 가스비·전기·인건비·물류비 등이 더해지면서 식당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보양식인 삼계탕, 백숙 등에 들어가는 닭고기의 경우 1년 전보다 가격이 10% 이상 상승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당 닭고기 소매가격은 6364원으로 1년 전(7월 11일) 5682원과 비교해 12.0% 올랐다.

 

지난해 초복 전날(15일)의 5681원과 비교해도 12.0% 비싸다. 지난달에도 닭고기 ㎏당 소매가격은 ㎏당 6439원으로 지난해 동월 5719원과 비교해 12.6% 비싼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도매가격은 ㎏에 3954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3477원과 비교해 13.7% 올랐다.

 

초복 하루 전인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삼계탕집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또 다른 보양식 재료인 오리고기 가격도 1년 전보다 올랐다. 전날 오리(20∼26호)의 ㎏당 평균 도매가는 6603원으로, 1년 전의 4914원과 비교해 34.4% 올랐고, 지난해 초복 전날의 5126원과 비교해도 28.8% 높다.

 

닭고기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오름 조짐을 보였다. 월평균 소매가격은 지난해 10월(㎏당 5364원)부터 9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가격이 뛰었다.

 

닭고기 가격 상승은 외식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소재 식당의 평균 삼계탕 가격은 1만6423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4577원)보다 12.7% 올랐다.

 

초복 하루 전인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삼계탕집 앞이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가팔랐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달 닭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13.7% 올랐다. 닭고기 가격은 지난해 10월(8.8%)을 제외하면 지난해 3월부터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삼계탕 가격도 1년 전보다 8.9% 올랐다.

 

육계 사육 마릿수가 줄면서 도축 마릿수도 감소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육계 도축 마릿수는 6535만 마리로 전년보다 2.4%, 평년보다 7.5% 감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닭고기 가격이 높은 이유에 대해 “생산비 상승으로 사업자가 사육 규모를 전반적으로 줄인 데다, 종계의 생산성이 떨어져 육계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한 삼계탕 식당 주인은 “인건비·전기·가스 등 다 올랐다. 여름철엔 에어컨을 틀 수 밖에 없어 전기료이 감당하기도 힘들다”며 “손님 있을 때나 잠깐 틀지 점심시간 지나면 선풍기만 튼다”고 했다. 이어 “그뿐인가요? 김치뿐만 아니라 생닭·삼·밤 등 삼계탕 재료도 올랐잖아요. 장사하기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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