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주변 아파트 최대 15층까지… 서울 고도지구 개편

북한산 주변 고도지구에 최대 15층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됐다. 남산과 국회의사당 주변 고도지구에선 각각 40m, 170m 높이까지 건물을 올리는 게 가능해졌다. 오류·법원단지 주변 고도지구, 한강변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는 해제돼 새롭게 관리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신(新) 고도지구 구상(안)’을 마련해 내달 6일부터 열람공고를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1972년 남산 성곽길 일대에 고도지구를 최초 지정한 이래 남산·북한산·경복궁 등 주요 산이나 주요 시설물 주변을 고도지구로 지정·관리해왔다. 이후 제도가 장기화하며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높이규제를 중복 적용받거나, 주거환경 개선이 어려워 주변 지역과 개발 격차가 심화했다. 지역 주민들은 재산권 침해 피해를 호소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

서울 고도지구 지정 현황. 서울시 제공

시는 관리 필요성이 없거나 실효성이 없는 지역 고도지구를 해제하거나 범위를 조정해 총 8개소(9.23㎢)를 6개소(7.06㎢)로 정비하기로 했다.

우선 고도지구 중 규모가 가장 큰 북한산 주변 고도지구에선 제2종일반주거지역의 현 고도제한(20m)을 28m까지 완화한다.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정비사업 시 최대 15층(45m)까지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경우 △장대한 입면 지양 △북한산으로의 통경축 확보 △북한산 방향 주요 가로변 저층 배치 및 건축물 후퇴 구간 설정 등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가능하다.

남산 주변 고도지구는 당초 고도제한이 12ｍ·20ｍ였던 지역을 12∼40ｍ로 상한을 세분화한다. 약수역 일대 준주거지역 역세권 지역은 20ｍ에서 지형 차에 따라 32∼40ｍ까지 완화한다.

국회의사당 주변 고도지구는 국가 중요시설물 경관 보호를 고려해 고도지구를 유지하되, 동여의도 스카이라인과 연계해 75m에서 최대 170m까지 고도제한을 완화한다. 구기·평창 고도지구는 지형 높이차에 따라 심의를 거쳐 최대 8m까지 완화 받을 수 있는 기준을 추가했다.

경관 보호 대상이나 목적이 불분명한 오류·법원단지 주변 고도지구는 해제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관리계획으로 관리한다. 구로구 오류 고도지구는 서울시와 부천시 경계부의 도시확장(연담화) 방지를 위해 1990년 지정됐으나, 그 일대가 아파트 등으로 개발됐고 부천지역은 해제돼 지정목적이 상실된 상태였다. 서초구 법원단지 주변 고도지구는 지방법원·검찰청이 국가 중요시설이 아님에도 전면 지역의 높이 제한을 받아왔다.

신 고도지구 구상안. 서울시 제공

한강변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도 해제된다. 한강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변을 따라 선형으로 지정된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1.44㎢)는 그동안 건축물 높이가 4층 이하(완화 시 6층)로 제한돼왔다.

시는 6일부터 20일까지 이번 구상안 열람공고를 실시하며 시민 의견을 청취하고 자치구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전략환경영향평가,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연말까지 고도지구 개편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오전 도봉구 덕성여대 차미리사기념관 옥상에서 오언석 도봉구청장, 이순희 강북구청장 등과 함께 현장을 둘러봤다. 오 시장은 “경관 보호의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시민 여러분이 그동안 지나친 고도제한으로 받은 불이익을 해소해드리는 차원이다”라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주거환경이 정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같은 북한산·남산 자락이라도 일률적으로 규제가 다 풀리는 건 아니다”라며 “경관을 그대로 보존하되 지나치게 규제된 부분이 풀리는 것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구윤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