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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첩법 강화, 대외관계법 제정… 우려스러운 中 대외 강경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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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29 23:20:34 수정 : 2023-06-29 23: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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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강화된 방첩법(반간첩법) 개정안을 다음 달 1일 시행한다. 기존 간첩 행위의 범위와 처벌 조항을 크게 강화한 게 특징이다. 특히 간첩행위 적용 대상을 ‘국가 기밀·정보를 빼돌리는 행위’에서 ‘국가 기밀·정보와 국가 안보·이익에 관한 정보를 빼돌리는 행위’로 확대했다. 추상적인 ‘국가 안보와 이익’의 개념을 감안하면 중국 당국이 자의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은 농후해 보인다.

심지어 개정안에는 ‘시(市)급 이상 안전 기구’의 허가만 받으면 혐의자의 정보·물품을 열람·수거할 수 있다고 명시하거나, 물증이 없어 간첩죄를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정황만으로 벌금 5만위안(약 9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는 조항까지 들어 있다. 법적으로 ‘비밀 자료’로 간주되지 않는 모호한 통계 수집이나 지도 저장, 국가기관 사진 촬영도 처벌대상에 포함시켰다. 중국 내 해외매체 특파원들과 글로벌 기업 주재원들 사이에 비상이 걸릴 것은 당연지사다. 글로벌 싱크탱크와 컨설팅 회사들은 ‘당분간 중국 고위 관료들과 직접 접촉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스파이 행위로 꼬투리 잡힐 것을 경계한 것이다.

반간첩법 개정이 단순한 스파이 처벌 강화에 그치지 않고 인질 외교 등 대외 보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8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멍완저우 당시 화웨이 부회장이 체포되자 중국은 전직 캐나다 외교관 출신인 마이클 코브릭 등을 곧바로 간첩죄로 체포했다. 한·중 갈등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에게 영향이 없을 수 없다. 다른 이유긴 하나 축구 국가대표 손준호 선수는 한 달 넘게 구금 중이다. 주중 한국 대사관이 지난 26일 홈페이지에 ‘반간첩법 개정안 시행 대비 안전 공지’를 올린 배경이다.

중국은 엊그제 서방의 압박에 맞서 보복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대외관계법’까지 마련했다. 미국 등과의 갈등에서 취할 맞대응 조치의 법적 정당성을 강화한 거다. 그동안 중국 기업·개인을 상대로 한 미국의 제재에 맞서 ‘반(反)외국제재법’을 근거로 맞불 제재를 펴왔는데 더 강경한 대응이 가능해진 셈이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계기로 우리에게 한한령과 같은 보복성 조치를 취해 괴롭혀온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 이런 일은 더 빈번해질 수 있다. 정부와 국민 모두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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