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유명 가부키 배우 이치카와 엔노스케(47·위 사진)가 어머니의 극단 선택을 도운 혐의(자살방조)로 경찰에 붙잡혔다.
27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치카와 엔노스케는 본인이 소지하고 있던 약물을 부모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치카와 엔노스케는 130년 역사를 이어온 가부키 가문 ‘엔노스케가(家)’의 4대 계승자로,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가마쿠라전의 13명’ 등 방송에도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지난 달 18일 한 매체의 보도로 성추행 등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다. 이치카와는 같은 날 오전 부친 이치카와 단시로(76), 모친 기노시 노부코(75)와 함께 도쿄 메구로구 자택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어머니는 현장에서 곧바로 숨을 거뒀고, 아버지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인은 향정신성 약물 과다 복용이었다. 당시 아버지와 함께 병원으로 실려 간 이치카와는 의식을 회복해 퇴원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부모는 2층 거실에서 이불에 덮인 채 쓰러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시청 조사 결과, 이들은 사건 발생 전날부터 향정신성 약물에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치카와는 가족회의에서 부모에게 “셋이 같이 죽고 다시 태어나자”고 얘기하고 수면제를 먹인 뒤 머리에 봉투를 씌웠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시청이 병원에 입원한 이치카와에게 조사를 진행한 결과, 그는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당국은 이치카와가 직접 어머니에게 약을 먹인 것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살인미수가 아닌 자살 방조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치카와가 또다시 극단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고, 약물 봉지를 버렸다고 진술해 증거 인멸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신병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치카와는 27일 병원에서 나온 후 메구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시청은 사건의 자세한 경위와 동기에 대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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