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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본격적인 장마 시작, 반지하 등 침수 예방에 만전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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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27 00:47:42 수정 : 2023-06-27 00: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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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전국이 비상 국면에 들어갔다. 시간당 50∼200㎜의 장맛비가 내린 제주에선 누적강수량이 삼각봉 226㎜, 서귀포 146.1㎜에 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정체전선과 정체전선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이번 주말까지 비가 자주 내릴 전망이다. 다음달과 8월에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강수량이 예상된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 당시의 끔찍한 악몽이 생생한지라 국민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클 것이다.

지난해 8월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서울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잇따랐다. 강남을 비롯해 시내 곳곳이 물에 잠겼고 관악구와 동작구 반지하 주택 침수로 발달장애가족 3명 등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수가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리면서 50대 여성이 실종되고 이를 구하려던 남동생이 물살에 휩쓸려 가 끝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시간당 95㎜의 강수에 대비해 설계된 서울의 하수시설은 141.5㎜ 폭우 앞에서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각종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대도시의 하수시설을 전면 재정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심도 빗물터널을 지어 빗물을 저장하는 게 그나마 효과적인데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지난해 정부와 서울시가 광화문·강남역 대심도 빗물터널과 도림천·대방천 지하 방수로 건설 추진을 발표했으나 수년이 걸릴 사업이다. 반지하 빌라 및 다세대주택 이주 대책도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한 지하층 주택 매입 사업은 지난해 아무런 실적을 내지 못했다. 서울시내 침수 피해 우려가 큰 반지하 주택에 대한 주거이전도 약 8% 완료했을 뿐이다. 이러다가 다시 큰일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손을 놓고 있을 순 없고 당장 가능한 것부터 실천에 나서야 한다. 지하 주차장과 반지하 주택, 지하철 등에 물막이판 같은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제대로 가동하는지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몸에 익혀 둘 필요가 있다. 지자체는 길가 빗물받이에 담배꽁초나 낙엽이 걸려 막혔는지, 산사태가 날 만한 곳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 정비하고, 침수 우려가 있는 상가와 가정에서는 모래주머니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기상이변과 엘니뇨 영향으로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자연재해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도심의 수방 대책도 환경 변화에 맞춰 근본적인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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