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4세대 나이스’ 졸속 개통, 교육 현장 혼란… 대체 왜 이러나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3-06-25 23:42:59 수정 : 2023-06-25 23:42:58

인쇄 메일 url 공유 - +

혈세 3000억원이 투입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이 접속 오류 등으로 혼란에 빠졌다. 접속 오류가 발견된 건 개통 첫날인 지난 22일부터다. 접속은 안 되고 ‘로딩 중’ 화면이 뜨는 상황이 발생했다. 학생 성적 기록도 3세대 나이스에서 온전히 이관되지 못했다. 일부 학교 교사가 시스템에 접속했더니 다른 학교의 정답표(문항정보표)가 일부 출력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서울·경기 지역 중·고등학교에서만 7건이 신고됐다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교육부가 23일 오전 앞으로 실시할 기말고사의 문제 순서를 바꿀 것을 긴급지시할 정도로 상황은 다급했다. 2002년 도입된 나이스는 그동안 업그레이드를 하며 간혹 오류를 일으킨 적은 있지만, 기말고사 정답표가 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사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시험 문제를 고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수능 ‘킬러 문항’ 출제 배제 논란으로 시끄러운 마당에 나이스 졸속 개통까지 덧대져 교육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다. 도대체 왜 이러나.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1∼22일 교사 19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나이스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9.2%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시인성이 낮고 이전 3세대 나이스와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다고 했다. 개통 시기가 6월인 점에 대해서는 97.1%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94.5%는 4세대 나이스 도입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새 시스템을 왜 굳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의견수렴도 없이 서둘러 개통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교사들이 학기 중간에 시스템을 바꿀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표시했는데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개편을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예견된 참사나 다름없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긴급성명을 내고 “교육부는 디지털과 AI(인공지능)가 학교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해 왔다. 그 결과는 학교 현장의 혼란 그리고 가중된 불편뿐”이라고 비판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매번 현장 교사 의견을 패싱하고 행정안일주의에 빠진 교육부를 규탄한다”고 했다.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교육 당국은 시스템을 조속히 안정시켜 교육 현장의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오류 원인 규명과 함께 그 책임도 물어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