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C 말부터 계획도시 정착 과정 그려
애잔한 역사와 슬픔 어루만지는 작품
내레이션 대신 무용가 춤사위로 풀어
BIFF 등 각종 영화제 초청 받기도
근대문화도시 전북 군산의 애환과 정서를 재즈와 무용으로 풀어낸 장편 다큐멘터리영화가 시사회를 통해 시민과 조우한다.
군산시는 문승욱 감독과 유예진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장편 다큐영화 ‘군산전기: 이방인의 도시’ 시사회를 오는 24일 오후 5시 옛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에서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방인들의 도시로 애잔한 역사와 슬픔을 어루만지는 이 영화는 1899년 군산항 개항 당시 한국인 509명과 일본인 77명이 살았던 작은 어촌 마을부터 일제강점기 쌀 수탈을 위해 개항해 전국의 이방인들이 모여 국내 최초 계획도시로 자리하기까지 군산의 이야기를 다뤘다. 또 해방 후에는 미군 주둔과 원조물자로 기회의 땅이 돼 부흥과 쇠락을 거듭하면서 역사와 예술이 부유한 도시가 됐지만, 여전히 잔해들이 남아 있는 모습을 내레이션으로 설명하지 않고 환경 무용가 안나 안데렉의 춤사위로 풀어낸다.
영화 전편에 걸쳐 흘러나오는 음악은 군산에 거주하는 국내 1세대 재즈 뮤지션 임인건 작곡가의 음악이다. 국내 재즈 열풍을 일으킨 ‘바람이 분다’를 사운드트랙으로 사용했다. 다큐영화 상영 전 라이브 콘서트를 개최해 관람객에게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감독들의 무대 인사와 임인건 재즈 뮤지션, 송상우 첼리스트의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다. 두 감독은 도시 건축과 재생에 관한 작품을 제작해 여러 도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대중의 관심을 받아왔다. 문승욱 감독은 폴란드와 한국의 최초 합작영화인 ‘이방인(안성기 주연)’을 시작으로 국내 디지털 영화 ‘나비’로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비평가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건축과 도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유예진 감독은 춘천의 도시재생을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 ‘망대’와 티빙 오리지널 다큐 시리즈 ‘건축학 개론’을 통해 도시와 건축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개발에 전념하며 지방 소멸 시대에 접어든 국내 지방 도시의 가치를 재발견했다.
이 영화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군산에서 제작했다. 25회 BIFF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과 18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SIEFF), 13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SIAFF) 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됐다. ‘군산전기’는 다음 달 6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난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 시사회는 ‘군산전기’를 통해 군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애환과 정서를 느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지역 문화를 공유하고 소통 기회를 마련해 군산시가 가진 문화공유도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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