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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시 버티던 대입 담당 국장 경질…수능 5개월 앞두고 전격 대기발령

입력 : 2023-06-16 20:30:34 수정 : 2023-06-17 06:33:28
곽은산 기자, 세종=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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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밖 내용 수능 출제 배제’
‘모평’에 정부 기조 반영 못해 문책
대통령실 “강력한 이권카르텔 증거”
수능 출제 교육과정평가원도 감사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불과 5개월 앞두고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이 경질되고,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감사를 받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지시한 ‘공교육 밖 내용 수능 출제 배제’와 관련이 있어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일단 대통령실이 “이 경질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라고 밝혀 교육계 카르텔 해소를 통해 공정을 이루겠다는 윤석열정부 교육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기에 대통령이 직접 수능 출제범위를 언급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올해 수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교육부는 지난해 말부터 대학 입시를 담당했던 이모 인재정책기획관(국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입 담당은 교육부의 중요 보직으로, 6개월 만에 인사가 난 것은 이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전날 윤 대통령의 ‘수능 출제’ 발언과 맞물려 문책성 인사가 이뤄진 것이란 평가가 나오자 교육부는 “6월 모의평가의 책임을 물어 인사조치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에 앞서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진행하는데, 이달 1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에서 교과 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되는 등 정부의 기조가 반영되지 못해 그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란 설명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날 교육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백브리핑에서 “교과 과정 밖에서 낸 문제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인식이 있어 대통령으로부터 ‘교과 과정 내 출제’ 지시가 있었고, 3월부터 ‘공정한 수능’이란 정책목표를 추진해왔다”며 “6월 모의평가에 이런 기조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담당국 노력이 미진했다고 판단돼 인사 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일부 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나 출제됐다고 봤다”면서도 어떤 과목·문항이 문제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뉴시스

교육부는 문제를 낸 평가원에 대해서도 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모의평가를 비롯해 수능 시험 출제를 담당하는 평가원에 대해 지시가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총리실과 합동으로 점검·확인하는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 기간과 방식 등은 향후 총리실과 논의해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학교에서 가르치기 힘든 문제를 내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을 교육당국과 사교육계 사이 일종의 카르텔로 보고, 이런 방안을 올해 초부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수능 출제와 관련해) 몇 달간 지시하고, (교육부) 장관도 이에 따라 지시한 지침을 국장이 버티고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조치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가 지났음에도 일부 공직자들이 새 국정 기조를 이행하지 않는 데 따른 윤 대통령의 경고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곽은산 기자, 세종=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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