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로, 연구팀은 영국 웨일스(Wales)에서 2013년 9월 시작한 대상포진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 주목해 대규모 사례 조사를 진행했었다.
13일 연구팀에 따르면 웨일스는 2013년 9월부터 1933년 9월2일 이후 태어난 당시 만 80세 이하를 상대로 대상포진 백신(Zostavax·조스타박스)를 접종했다.
연구팀이 1925∼42년 태어난 29만6603명을 접종 자격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접종 자격이 있는 그룹의 치매 확률은 자격이 없는 그룹에 비해 8.5%나 낮았다.
연구팀은 접종 자격이 있는 이들 중 절반가량만 백신을 맞은 점을 고려하면 백신의 치매 예방 효과는 19.9%에 달하리라 분석했다.
파스칼 겔드세처 스탠퍼드대 교수는 “2013년 8월에 80세가 된 이들이 9월에 생일인 이들보다 치매에 더 많이 걸릴 이유는 없다”며 “(한달 차이 생일로 접종 자격 여부가 갈린 이들의) 차이점은 오직 대상포진 백신 접종 여부였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검사 캠페인 등 치매 발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도 있지만 이는 백신 접종·비접종 그룹에 동일하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대상포진 접종으로 면역 체계가 강화되면서 뇌신경에 손상을 주는 염증을 줄여 결과적으로 치매 발병률이 낮아졌을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치매 예방 효과가 주로 여성에서 나타났고, 남성은 접종 그룹과 비접종 그룹 간 큰 차이는 없었다고 한다.
또 치매는 10년 이상 오래 진행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스탠퍼드대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3일 보건 의료 관련 사전 논문 게재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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