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사건 관련 국토교통부 전 직원의 딸이 이스타항공 정규직 채용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본사 내부에서 “비행기 못 뜨게 만들어 난리가 났다”는 말이 돌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12일 채용비리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전 국회의원, 김유상·최종구 전 대표이사에 대한 속행 공판이 전주지법 형사제4단독(부장판사 김미경) 심리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전 국토부 소속 청주공항출장소 항공정보실장 A씨와 전 이스타항공 청주지점장 B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증인으로 나선 A씨는 지난 2016년 이스타항공 이·착륙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자신의 자녀를 이스타항공 직원 채용을 청탁한 혐의(뇌물수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청주공항출장소에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청주공항에서 근무하며 알고 지낸 B씨로부터 이스타항공 채용 공고 계획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딸에게 알려줬다”며 “서류전형, 2차면접에서 불합격됐다가 최종적으로 합격하게 된 경위는 잘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당시 항공정보실 말단직원이었고 비행시간 조정을 위해 공군에게 신고하거나 전달하는 역할만 했을 뿐”이라며 “비행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없었다”고 말했다.
전 이스타항공 청주지점장 B씨는 “A씨 자녀가 서류전형에 탈락하자 이스타항공 내부에선 ‘여기저기서 회사에 클레임(이의 제기)이 들어왔다’, ‘비행기를 못 뜨게 만들었다’, ‘여기저기 부서에서 난리가 났다’ 등의 말이 돌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2014~2016년에 청주공항에 항공기가 몰렸던 시기어서 항공정보실 권한이 막강한 것으로 본사에서는 생각했던 것 같다”며 “A씨 딸이 최종 불합격 처리 된 후 당시 김정식 대표이사와 통화해 이 같은 상황을 전달하자 ‘왜 그런 사항을 이제 얘기하냐’는 말을 나왔고 며칠 뒤 A씨 딸이 다시 합격 처리됐다. 하지만 합격 처리된 경위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B씨는 “김정식 대표에게 전화한 건 ‘A씨 자녀가 나중에 다시 지원하면 잘 살펴봐달라’는 취지였다”며 “이후에 인사담당자로부터 입사 포기자가 나와 결원이 발생해 A씨가 최종 합격 처리됐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상직 전 변호인 측은 A씨 자녀 채용과 관련해 이 전 의원 등은 무관하다는 데 집중했다.
이 전 의원 측 변호인은 B씨에게 “이 전 의원 또는 김유상 전 대표(당시 이 전 의원 보좌관)에게 A씨 자녀 채용에 대해 전달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B씨는 “없다”고 답했다.
이 전 의원 등은 지난 2015년 11월~2019년 3월 이스타항공 직원 600여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청탁받은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합격시키도록 인사 담당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7월5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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