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달 하이브리드차의 국내 등록 대수가 경유차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선 전기차 판매가 처음으로 경유차 판매를 앞섰다.
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등록된 신차 14만9541대 가운데 사용 연료별 등록 대수는 휘발유차 7만4768대(50.0%), 하이브리드차 2만7863대(18.6%), 경유차 2만6898대(18.0%), 전기차 1만3785대(9.2%), LPG차 5153대(3.4%) 순이었다.
하이브리드차 등록 비율이 경유차를 제친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휘발유·경유차와 전기차 사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차는 자동차 업계의 친환경 흐름을 타고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 2009년 국산 첫 하이브리드차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출시 이후 2010년대 후반부터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올랐다.
2016년 6만2000대에 불과했던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2017년 8만4000대, 2018년 9만3000대, 2019년 10만4000대, 2020년 17만3000대, 2021년 18만6000대, 2022년 21만1000대로 늘었다.
반면 휘발유 대비 저렴한 연료비와 높은 연비 효율, 엔진 성능으로 2010년대 인기였던 경유차 등록 대수는 5년새 절반 이상 감소했다. 2016년 87만2000대에 달했던 경유차 등록 대수는 2017년 82만1000대, 2018년 79만2000대, 2019년 65만6000대, 2020년 59만5000대, 2021년 43만대, 2022년 35만1000대로 쪼그라들었다.
경유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된다. 독일 폴크스바겐이 연루된 ‘디젤 게이트’ 이후 경유차 기피는 커졌다.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경유차를 앞질렀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 1∼4월 유럽 30개국 전기차 판매량은 55만9733대로, 같은 기간 경유차 판매량(55만391대)을 1만대 가까이 웃돌며 처음으로 우위를 점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전기차는 40만9971대에서 36.5% 증가한 반면, 경유차는 55만3029대에서 0.5% 감소했다.
특히 전기차는 올 1∼4월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전년 대비 17.6% 증가한 12만4476대가 팔려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영국에서 전년보다 25.5% 증가한 9만6752대, 프랑스에서 45.9% 늘어난 8만1972대가 각각 팔렸다.
2019년 유럽 내 경유차 판매 대수는 479만8390대로 전기차(36만164대)의 13배에 달할 만큼 압도적 우위를 보였지만, 유럽 각국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자동차 관련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유럽 전기차 시장 진출 9년 만에 누적판매 50만대를 돌파한 현대차와 기아도 유럽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출시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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