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협상대상자에 메리츠증권 컨소시엄
메리츠·NH투자·한화 3개 컨소시엄 경쟁
연내 실시계획 인가…2028년 완공 목표
투명 관리 전제…SPC·공영개발방식 고수
‘제2의 대장동’ 우려를 키웠던 경기 성남시 ‘백현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사업은 순항할 수 있을까. 대장동 사업과 같이 민간사업자 공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을 두고 성남시가 민간사업자의 초과 이익을 엄격히 제한하는 규정을 뒀지만, 추진 과정에선 적잖은 잡음이 일 것으로 보인다. 2조7000억대 규모의 이 사업은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를 뛰어넘는 대형 프로젝트로 금융·건설 업계의 이목을 끌어왔다.
28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난 25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열어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을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메리츠증권을 대표사로 DL이앤씨, 삼성증권, 태영건설, 유니퀘스트, 씨에스프라퍼티, JS산업개발이 참여했다.

성남도개공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메리츠증권 컨소시엄과 최대 60일의 협의 기간을 거쳐 오는 7월 말 사업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후 연말까지 실시계획 인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 2025년 착공, 2028년 하반기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을 두고 전임 은수미 시장 시절부터 투명한 관리를 전제로 공영개발 방식이 고수돼왔다. 대장동과 달리 사업 용지가 사유지가 아닌 시유지라는 점, 주택 조성이 아닌 마이스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점 등을 들어 차별화를 꾀했다.
하지만 SPC를 설립해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대장동 공영개발’의 문제점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이 지속됐다. 핵심은 민간사업자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환수하느냐에 찍혔다.
이를 두고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는 첨예하게 대립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 때인 2020년 12월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구역 수립이 고시됐다. 이에 따라 성남도개공은 2021년 하반기 민간 사업자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할 때 추진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후 백현마이스 개발사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공약으로 내건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시장이 취임했고, 사업 재검토를 거쳐 종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성남도개공이 올 2월 사업자를 공모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가 2조7207억원에 달한다.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대 20만6350㎡ 부지에 전시, 회의, 관광 등 마이스 산업 복합단지를 짓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부지는 판교테크노밸리와 1㎞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분당의 노른자위 개발부지로 꼽힌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단지 안에는 전시컨벤션(3만1115㎡), 관광휴양 및 숙박시설(1만713㎡), 복합업무시설(2만7177㎡), 업무시설(3만3555㎡) 등이 들어선다. 개발은 대장동 사업처럼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해 이뤄진다.
대장동 사업과 달라진 점은 SPC의 지분을 성남도개공이 50%+1주, 민간 사업자가 50%-1주 갖기로 한 것이다. 대장동과는 정반대의 모양새다. 공모 지침에 따라 개발이익 배분은 출자 지분에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민간 사업자가 초과 이익의 6~10%만 가져갈 수 있도록 이윤율 역시 제한했다. 그 외 초과 이익은 교통 및 기반 시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성남시가 설치한 도시개발 특별회계 등에 귀속되도록 했다.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은 이번 평가에서 다른 2개 컨소시엄(한화 컨소시엄, NH투자증권 컨소시엄)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위원회는 각 컨소시엄이 낸 사업계획서에 담긴 공공기여 방안, 특화 방안, 시설유치 및 운영계획, 종합개발구상, 교통처리계획, 건축계획, 사업성 확보계획, 재원 조달 및 운용계획, 사업수행 능력 등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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