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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알면 대박”…마브렉스 상장정보 사전 취득 의혹으로 번진 코인 사태

, 이슈팀

입력 : 2023-05-26 21:00:00 수정 : 2023-05-26 21: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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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랑 마찬가집니다. 미리 상장정보만 알면 대박이죠.”

 

26일 비상장 코인 작전에 참여한 적 있다는 사업가 김모씨는 최근 김남국 의원의 60억원대 코인논란으로 촉발된 비상장 코인 논란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김씨는 “주식은 한국거래소의 까다로운 상장 조건을 통과해야하지만 코인은 시중 4대 거래소들의 자체적인 판단에 맡기고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상장이 쉽다”며 “미리 상장 정보만 알면 큰 수익을 거둘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잡코인들은 수백억이면 코인 개발사 인수에서부터 코인 가격의 인위적인 조작도 가능해 사실상 쉬운 작전에 속한다”고 말했다. 실제 김씨가 지난해 해외거래소에서 구매한 A코인은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뒤 10배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마브렉스. 넷마블 제공

김남국 의원의 60억원대 코인논란이 넷마블의 마브렉스 상장정보 제공 의혹으로 번진 것도 같은 이유다. 업계에서 상장정보는 로또로 통한다. 해외거래소에서 싼 값에 거래되는 코인들도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면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앞서 업계에서 제기된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 입법로비와 연결돼 김 의원이 P2E 법안 통과를 대가로 거래소에 특정 코인이 상장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을 것이란 의혹이 나온 것도 이같은 맥락다. 넷마블과 마브렉스는 가상자산 사전정보는 거래소의 고유권한이라 자신들도 언제 상장될지 알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고, 거래소인 빗썸은 원칙적으로 상장 정보 유출은 불가능하지만 직원의 일탈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26일 여당과 업계에선 김 의원의 코인 논란 중 넷마블의 마브렉스 코인 상장정보를 사전에 취득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마브렉스’는 지난해 5월 6일 코인 거래소 빗썸에 상장됐는데, 김남국 의원은 같은 해 4월 말부터 상장 당일까지 약 2주 동안 마블렉스 코인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를 매수하기 시작한 건 상장 신청이 이뤄진 지 약 2주 뒤인 4월 21일이다. 상장 계약이 이뤄지기 일주일 전이기도 하다. 해당 시점은 상장 심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을 시점임을 유추할 수 있다. 상장 가능성이 커지던 시기라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김 의원은 4월 21일부터 상장 공지가 올라오기 직전인 5월 3일까지 총 1만9712개의 마브렉스를 매수했다. 즉 일반인들이 마브렉스의 상장공지를 알기 10일 전에 김 의원이 상장정보를 미리 알고 9억240만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 당시 마브렉스를 매입한 가격은 대부분 4만원대 가격이었다.

김남국 의원. 연합뉴스

김 의원은 보유 중이던 위믹스(WEMIX)와 클레이(KLAY)를 코인 스와프(교환) 서비스 클레이스왑에서 마브렉스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마브렉스를 사들였다. 위믹스와 클레이는 각각 위메이드와 카카오의 가상자산이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를 본격적으로 매도하기 시작한 건 5월 1일이다. 5월 1일 마브렉스 2262개를 클레이스왑에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바꾸는 방식으로 매도를 실행했다.

 

이후 5월 3일부터 6일까지는 마브렉스 가격 급등기다. 5월 4일 빗썸에 상장된다는 소식이 공유됐기 때문이다. 상장을 앞둔 5월 5일부터 상장일이었던 5월 6일에는 6만원대 가격을 기록했다.

 

이 때 김 의원은 클레이스왑에서 마브렉스를 일부 매도했다. 이렇게 김 의원이 상장 직전까지 매도한 마브렉스는 6200여개로, 김 의원이 보유한 마브렉스의 3분의1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는 약 3억 20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하지만 상장 직후인 5월 7일 마브렉스 가격은 다시 4만5000원대로 급락, 8일에는 3만원으로 떨어졌다. 김 의원은 나머지 물량 1만3500개가량을 팔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진 뒤에 이를 분할 매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김 의원은 오히려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이같은 사전정보 취득 가능성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김 의원의 코인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에게 현안을 보고 받았다.

윤창현 의원. 연합뉴스

조사단 간사를 맡고 있는 윤창현 의원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빗썸의 상장 정보 사전 유출 가능성에 대해 “(빗썸 측은) 우선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유출과 관련한) 개인 일탈까지 배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거래소 직원의 개인 일탈로 코인 상장 정보의 상당수가 유출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빗썸 측은) 관련 전수조사도 시행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앞으로도 조사단에서 상장 정보 유출 가능성을 계속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거래소 외부 거래 의혹도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최형두 의원은 “김 의원 측이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 의원이 일부 에어드롭으로 가상자산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빗썸은 자신들이 확인한 범위 내에서는 (코인이) 에어드롭을 통해 김 의원에게 들어간 적은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거래소가 아닌 곳을 통해 수상한 자금이 흐르고, 수상한 자금이 세탁되거나 인출되는 부분을 (추가로)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사단장인 김성원 의원은 추후 조사 계획에 대해 “코인 거래소 업비트가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태도를 보였고, 일부 거짓 답변도 드러났다”며 “업비트 이석우 대표를 다시 불러 진상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마브렉스는 전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어느 누구에게도 비공개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한 적 없음을 다시 한 번 명확히 밝힌다”고 밝혔다. 또 “거래소가 구체적인 상장 가능 여부와 시점을 알려주지 않으면 회사로서는 알 방법이 없기에, 회사 임직원 누구도 상장 시점에 관한 정보는 전혀 알 수 없다”며 비공개 정보를 제공한 적 없다는 종전의 입장을 확인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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